꼬리에 꼬리를 무는 '북한군, 우크라전 파병설'

젤렌스키 "北, 1만명 파병 준비…일부 이미 러시아 점령 영토에"
러시아 매체들 "거짓말" 일축…"최근 실패 해명 위해 허위 정보"
미국 등 서방 "확인 불가"…BBC "다수 북한인, 러 극동 지역 도착"

연합뉴스

블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최대 1만명의 북한군 병력이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 참여할 준비를 하고 있으며, 이미 일부는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 영국 BBC는 복수의 북한인들이 러시아 극동 지역에 도착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다만 인원수는 3천명에 미치지 못한다고 전했다.

북한의 파병설을 두고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미국 등 서방은 '확인 불가'라는 신중론을, 러시아는 '가짜 뉴스'라고 반박하고 있는 상황이다.

17일(현지 시간) 외신 등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유럽연합(EU) 정상 회의 참석 뒤 기자회견에서 "우리 정보당국에 따르면 지상군, 기술자 등 여러 종류의 인력을 모두 합해 북한이 러시아를 돕기 위해 총 1만명을 준비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일부 장교들은 이미 (러시아에 의해) 점령당한 우크라이나 영토에 배치됐다"며 "이는 러시아가 병력 손실이 커서 그 부족분을 메우기 위한 것이고, 러시아 내 동원력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아서 다른 국가를 동참시키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문제를 미국과 조금 전 EU 정상들과도 논의했으며, '두 번째 국가'가 전쟁에 참전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이란도 러시아에 드론, 미사일을 줬지만 공식적으론 인력을 지원하진 않았다"고 덧붙였다.

앞서 BBC는 러시아 극동 지역의 군 관련 소식통을 통해 "복수의 북한인이 도착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이들이 블라디보스토크 북쪽 우수리스크 인근의 한 군기지에 배치됐다고 말했다. 그는 정확한 인원수는 밝히지 않았지만, 3천명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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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러시아는 이를 "거짓말"이라고 일축했다.

콘스탄틴 돌고프 전 유엔 주재 러시아 차석대사는 "우크라이나 분쟁에 북한이 개입했다는 '신화'가 우크라이나 정권에 필요했다"며 "우크라이나군이 최전선에서 실패하고 있는 원인을 설명하기 위해 젤렌스키가 '누군가 러시아를 돕고 있다'는 허위 정보를 만들어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러시아 매체 모스콥스키 콤소몰레츠 역시 "젤렌스키의 북한군 참전 주장은 우크라이나 영토에 서방군이 존재하는 것을 합법화해 현재의 병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서방은 '확인 불가'라는 신중한 입장이다.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은 "현 단계에선 관련 보도를 확인할 수 없으나 심히 우려스럽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국가안보소통보좌관 또한 지난 15일 전화 브리핑에서 해당 보도에 대한 사실 여부를 확인해 달라는 질문에 "우리는 독립적으로 그 보도에 대해서 (사실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고 답했다.

한편 우크라이나에선 이달 초 도네츠크 전선에서 우크라이나군 포격에 북한군 6명이 사망했다는 보도를 기점으로 북한군 파병설을 연일 쏟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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