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기강 좀 잡아라" 충북경찰청 국감서 집중 질타

최범규 기자

충북경찰청이 17일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해이한 공직기강에 대한 집중 질타를 받았다.
 
감사위원들은 지난해 7월 30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오송 지하차도 참사, 최근 불거진 경찰서장 갑질 의혹 등을 지적하면서 "공직기강을 다 잡으라"고 주문했다.
 
더불어민주당 이광희(청주 서원) 의원은 "오송 참사와 관련해 충북경찰 14명이 기소됐다"며 "참사 당일 1시간 전부터 두 차례에 걸쳐 112신고가 있었지만 출동 지령, 소방 공동 대응 등을 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더구나 경찰은 재난상황실을 운영하지 않았는데도 한 것처럼 허위 작성했고, 현장에 가지 않았는데도 출동한 것처럼 허위 보고도 했다"며 "경찰의 안이한 태도와 허위 보고, 위계 업무방해는 엄중히 다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한병도(전북 익산을) 의원은 "오송 지하차도 현장을 다녀왔다"고 말문을 연 뒤 "사고 1시간 전부터 행복청 공사 감리단장이 범람할 것 같다, 대피가 필요하다, 차량 통제해 달라는 등 구체적으로 112신고를 했다"며 "어떤 것이라도 조치만 했으면 1명도 죽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돼 너무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공직기강과 관련된 문제"라고 강조하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충북경찰청 제공

이에 김학관 충북경찰청장은 "성실하게 대응했다면 상황이 달라졌을 것"이라면서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최근 청주권 모 경찰서에서 불거진 서장 갑질 의혹에 대한 질타도 이어졌다.
 
국민의힘 정동만(부산 기장) 의원은 "충북의 모 경찰서장이 상습적으로 폭언을 일삼아 감찰을 받고 있다"며 "이는 갑질의 전형"이라고 꼬집었다.
 
김 청장은 "지휘관으로서 부적절했다고 생각한다"고 인정하면서 "반듯한 경찰 만들기를 위해 지휘관 먼저 모범을 보이는 모습을 보이겠다"고 답했다.
 
민주당 양부남(광주 서구을) 의원은 근절되지 않은 음주운전과 친동생 살인 사건을 2년 만에 재수사해 실체를 밝혀낸 사례 등을 지적했고, 국민의힘 김상욱(울산 남구갑) 의원은 "살인이라는 강력사건을 담당하는 수사관이 경장 1명이 전담하는 게 정상적인 사건 배당이냐"며 "오송 참사도 그렇고, 형제 살인 사건도 그렇고 비상식적인 문제였다"고 지적했다.
 
이날 국감에서는 최근 충북경찰청에서 열린 김영환 충북지사의 특강을 두고 여야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먼저 민주당 채현일(서울 영등포갑) 의원이 "김 지사는 오송참사와 관련한 중대재해처벌법과 부동산 부정 거래 등으로 고발당해 피의자 신분인데, 경찰이 피의자 강연을 연 것은 내부 감찰 받아야 할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국민의힘 김종양(창원 의창) 의원은 "도지사는 도정을 책임지는 단체장으로서 경찰과 긴밀하게 협조할 수밖에 없다"며 "고발됐다는 이유만으로 업무 협력을 소극적으로 하는 것은 도민들에게도 피해가 갈 수 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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