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석유공사의 '대왕고래 프로젝트'로 불리는 동해 심해 가스전 사업 타당성 여부를 놓고 여야 의원들이 설전을 벌였다. 특히 야당은 석유공사의 부실한 자료 제출에 대해 집중 질타를 이어갔다.
부실한 자료제출, 답변 태도 논란…여당 의원도 질타
김교흥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자료요청을 하면서 "이 정도로 깜깜이 국감은 처음이다"라며 포문을 열었다.김 의원은 "요구하는 자료를 줘야 분석하고 국정감사를 한다. 여야를 떠나서 우리나라에서 석유와 가스 나오는 거 반대하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냐. 자꾸만 자료를 안 주고 쉬쉬하고 말을 바꾸니 의혹과 불신이 생기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 당 권향엽 의원 역시 "불성실한 자료를 제출해 제대로 확인을 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김동섭 석유공사 사장의 답변 태도에 대한 지적도 줄곧 제기됐다. 김한규 민주당 의원 질의 과정에서는 야당 측에서 김 사장에게 "웃지 마세요"라고 호통이 나오기도 했다.
김 사장의 태도와 관련해서는 여당 의원의 질타도 나왔다.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은 "현재 민주당이 다수 의석인 상황에서 첫 해 예산도 야당의 동의가 필요한데, 자료도 안 내고 감추면 어떻게 설득하겠나"라며 "접근하는 태도를 다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일로 국론이 분열돼서 만약 실패하기라도 하면 그 뒷감당을 어떻게 하려고 하느냐"며 "임기가 끝날 때까지 그냥 뭉개다 가버리면 된다는 것인가"라고 꼬집었다.
주 의원은 그러면서 "다들 그런 식으로 임기까지 뭉개다 가버리고 딴 분이 와서 뭉개다 가고 이러다 보니 부채가 몇십조 원이 쌓이게 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철규 위원장도 김 사장에게 "질문의 의미를 이해하고 답변해달라"고 말했다.
액트지오 용역 특혜 의혹, 탐사자원량 과장 지적
김원이 민주당 의원은 지난 15일 대왕고래 프로젝트 투자 자문사로 선정된 S&P 글로벌이 얼마 전 해당 사업이 매우 성공률이 낮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한 곳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S&P 글로벌에 대해 알아보니 지난 6월 3일 윤석열 대통령이 대왕고래 프로젝트 국정브리핑을 한 다음날, 해당 사업이 매우 성공률이 낮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한 곳"이라며 "비관적 전망을 냈던 곳이 4개월 만에 투자자문사로 둔갑했다"고 말했다.
또 석유공사가 올해 2차 유망성 평가를 위해 추가로 액트지오에 용역을 맡긴 과정에 대한 특혜 의혹도 제기됐다. 김 의원은 "부실한 액트지오와 또다른 계약을 올 해 4월 추진한다. 업체측 제안에 따라 '퍼포먼스 본드', 계약이행보증을 내는 것 대신 '메모랜덤', 각서만 내면 되는 것으로 변경한다고 돼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협상과정에서 액트지오는 이행보증증권 제출을 거부하는 등 황당한 태도를 보인다. 그런데 석유공사는 이걸 받아들여 이행보증증권 제출을 거부하는 액트지오 제안 받아들인다. 이런걸 어떻게 국가 계약이라고 하는가"라고 질타했다. 김 의원은 그러면서 "이런 위험 부담이 있는걸 왜 석유공사가 뒤집어 쓰느냐"라고 언성을 높였다.
구웅모 석유공사 동해탐사팀장은 "그렇지 않다"며 "계약은 문제없이 이행됐다"고 해명했다.
앞서 정부가 발표할 당시 언급했던 탐사자원량이 과장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교흥 민주당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은 '삼성전자의 시총의 5배다'라고 했다가 뒤에 산업부 장관은 시총 2배라며 말이 바뀌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 사장은 "(잠재량을) 최소 35억 배럴에서 최대 140억 배럴이라고 발표했다. 그 중간값이 70억배럴이라는 것"이라며 대통령과 산업부장관 발표가 다르지 않다는 취지의 답을 했다.
김동아 의원은 동해 심해 가스전이 속한 8광구가 이미 성공불융자 제도 아래에서 특별융자감면을 받았다는 점을 꼬집었다.
김 의원은 "해당 사업이 특별융자감면을 받았다는 것은 사업이 실패했다는 뜻"이라며 "15년 동안 추진하다 실패해서 공식적으로 실패를 인정받았는데 같은 지역에서 사업을 진행하면서 삼성전자 시총 5배 이야기를 하는 게 말이 된다고 보느냐"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