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 구자욱(삼성 라이온즈)이 빠졌지만, 삼성은 흔들리지 않는다. 부주장 류지혁은 팀원들이 동요하지 않도록 선수단을 다독이고 있다.
류지혁은 1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LG 트윈스와 2024 프로야구 플레이오프(PO) 3차전을 앞두고 "일단 '오늘만 이기자'는 각오로 경기에 임할 것"이라고 필승을 다짐했다. 그러면서 "팀원들과 뒤에 일어날 일들에 대해서는 얘기하지 않았다. 그저 '오늘 꼭 이기자'라는 말만 주고받았다"고 밝혔다.
삼성은 안방인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PO 1, 2차전을 모두 승리하고 한국시리즈 진출까지 1승만을 남겨뒀다. 시즌 팀 홈런 1위답게 가을야구 2경기에서 홈런 8방을 터뜨리며 LG를 압도했다.
하지만 2차전 승리 후에는 마냥 웃을 수 없었다. 바로 팀의 간판타자이자 주장 구자욱이 경기 초반 무릎 부상으로 교체 아웃됐기 때문이다. 삼성 구단은 지난 16일 "구자욱이 부상 치료를 위해 일본으로 출국했다"고 전했다. 구자욱은 18일까지 일본 요코하마 이지마 치료원에서 전기 자극 치료 등을 받는다.
어수선해질 수 있는 상황에서 팀의 중심을 잡는 역할을 하는 선수는 부주장 류지혁이다. 류지혁은 "(구)자욱이 형이 다치고 나서 절룩이며 홈으로 들어왔을 때, 더그아웃이 어수선했다"고 돌이켰다. 그러면서 "선수단이 붕 뜬 느낌이 들었다"며 "(부주장으로서) 이에 대한 얘기를 한 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선수들을 모아두고 대화를 나눴다"고 말했다.
류지혁은 팀원들에게 "자욱이 형이 없어도 우리가 해야 한다. 남아 있는 사람들이 이겨내야 하니까 집중하자"는 말을 전했다고 한다.
일본에서 치료 중인 구자욱과는 꾸준하게 연락을 주고받는 중이다. 류지혁은 "자욱이 형이 '남은 경기를 잘해달라'는 부탁을 했다"며 "'잘하고 있으라'는 말도 해줬다"고 전했다. 류지혁에게는 '팀을 잘 이끌어 달라'는 말을 남겼다고 한다.
류지혁은 올 시즌 100경기에 출전해 302타수 78안타 3홈런 36타점을 기록했다. 시즌 타율은 2할5푼8리를 남겼다. 특히 PO에서 좋은 타격감을 보여주고 있다. PO 성적은 2경기 5타수 2안타로, 타율은 4할을 기록하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사실 시즌 후반기에 타격감이 별로였다. 당시 코치님들한테 우스갯소리로 '가을야구에서 잘 칠 테니까 스트레스받지 않겠다'고 말했었다"며 "말한 대로 안타가 나와서 다행이다. 앞으로도 한 경기, 한 경기씩 잘 해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류지혁은 어떤 선수보다도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해 광주로 가고 싶은 마음이다. 이유는 가족 때문이다. 류지혁은 "광주로 가면 아내와 아이들이 편하게 야구를 보러 다닐 수 있다. 가족들은 아직 광주에 산다"며 "그래서 무조건 올라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류지혁은 9번 타자 겸 2루수로 선발 출전한다. 삼성 박진만 감독은 김지찬(중견수)-김헌곤(좌익수)-윤정빈(우익수)-르윈 디아즈(1루수)-박병호(지명)-강민호(포수)-김영웅(3루수)-이재현(유격수)-류지혁으로 이어지는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선발 마운드는 우완 황동재가 책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