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6 영광·곡성군수 재선거가 두 곳 모두 더불어민주당의 승리로 마무리되면서 이변은 없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선거 막판 민주당의 조직력이 힘을 발휘했다는 평가 속에 진보당이 영광군수 선거에서 2위에 올랐고 조국혁신당은 곡성군수 선거에서 2위로 선전해 두 당이 민주당의 텃밭인 광주전남에서 다음 지방선거 등에서 당선에 도전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했다.
17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6일 치러진 10·16 영광군수 재선거에서 민주당 장세일 당선인은 총 3만 1729표(210표 무효) 중 1만 2951표(41.08%)를 획득하며 1위를 차지했다.
장세일 당선인에 이어 진보당 이석하 후보가 9683표(30.72%)를 얻으며 2위를 기록했으며 조국혁신당 장현 후보가 8373표(26.62%)를 얻어 3위를 기록했다. 무소속 오기원 후보는 512표(0.01%)를 얻는데 그쳤다.
곡성군수 재선거에서는 민주당 조상래 당선인이 1만 5908표(155표 무효) 중 8706표를 얻으며 득표율 55.26%로 승리를 거뒀다. 조 당선인에 이어 5648표를 얻은 조국혁신당 박웅두 후보가 득표율 35.85%를 기록하며 2위를 기록했으며 국민의힘 최봉의 후보와 무소속 이성로 후보는 각각 549표와 850표를 얻는데 머물렀다.
텃밭인 전남지역에서 민주당이 승리하면서 이변은 없었다는 평가 속에 민주당의 조직력이 막판 힘을 발휘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기에 민주당 등 야권이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관련 이슈에 대한 공세를 높여가는 상황에서 민주당으로 표 결집이 이뤄진 것으로 분석된다.
영광에서 3파전 구도를 형성하며 최종 2위에 오른 진보당의 경우 차기 지방선거 등에서 광주전남지역 당선을 노려볼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했다. 특히 민주당의 텃밭에서 이재명 대표의 전폭적인 지지를 등에 업은 후보와 10%p 정도만 뒤처진 것은 이른바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조국혁신당의 경우 영광에서는 20% 중반대 득표율을 기록하며 3위를, 곡성에서는 20%p 정도 뒤처진 2위를 기록해 지난 총선 비례대표 득표율 등을 감안할 때 다소 아쉬운 결과로 풀이된다.
하지만 민주당이 텃밭인 전남에서 과거 뚜렷한 경쟁자가 없어 손쉽게 압승하던 상황과 구도가 흔들리면서 호남의 정치 지형과 구도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조선대 정치외교학과 공진성 교수는 "영광군수 선거의 경우 조국혁신당과 진보당에서 모두 후보가 나오면서 민주당에게 유리한 구도가 됐다"며 "투표율이 올라간 것도 민주당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고 보는데 이른바 정치 저관여층도 투표에 참여하면서 일부에서는 민주당에 대한 관성적인 투표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영광지역의 특수성을 감안하더라도 민주당은 한숨을 돌렸지만 안심할 수 없는 성적표를 받은 것은 분명하다"며 "조국혁신당은 지방선거 등에서 어떤 선거 전략을 펼칠지와 후보 선정에 고민이 필요하다. 진보당은 선거전술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지만 일선 시·군이나 광역 지자체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이념의 경직성 등의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정치컨설턴트 박성민 대표는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영광·곡성군수 재선거)대체적으로 예상된 결과였다. 진보당이 영광에서 2등을 했다는 것은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에 대한 불만이 있다는 의미"라며 "하지만 조국혁신당을 찍으면 우리는 민주당을 대안(정권교체)으로 보지 않는다는 의미인데 지금은 그럴 타이밍이 아니다. 아직까지는 분열할 때가 아니다라는 분위기가 있었다"고 말했다.
또 "여론조사가 박빙으로 나올 때도 진보당과 조국혁신당은 젊은층 지지세가 높았을 것이기 때문에 투표율을 감안했을 때 민주당이 유리할 것으로 예상했다"며 "조국혁신당이 아무래도 타격을 받는다고 봐야 한다. 영광군수 선거에 올인했는데 3위를 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10·16 영광·곡성군수 재선거에서 영광과 곡성은 각각 최종투표율 70.1%, 64.6%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