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방적 조직개편 철회하라"…KT 노조, 10년 만에 투쟁

KT, 5700명 직원 대상 구조조정 의결
KT 노조, 16일 KT 광화문 사옥서 결의대회
전국 235개 지부 노조 간부 300여 명 집결
KT 측 "강압적인 인력 감축 아닌 효율화 작업"

KT 노동조합은 지난 16일 오후 서울 KT 광화문 사옥 앞에서 사측의 조직개편을 강력 규탄하는 '조합간부 총합투쟁 결의대회'를 열었다. 박성은 기자

통신 역량에 인공지능(AI)을 강화해 'AICT' 회사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을 밝힌 KT가 대대적인 조직 개편에 나서면서 KT 노조는 조직개편안을 철회하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KT 노동조합은 지난 16일 오후 서울 KT 광화문 사옥 앞에서 사측의 조직개편을 강력 규탄하는 '조합간부 총합투쟁 결의대회'를 열었다. 중앙본부를 포함해 전국 235개 지부의 노조 간부 300여 명이 집결했다.
 
노조는 '일방적인 조직 개편 반대', '임금 삭감 복지 후퇴'와 '조합원 없이 회사 없다' 등의 피켓을 곳곳에 붙이고 "분쇄하자 조직개편"을 외쳤다. 조합원 1만 6천여 명으로 구성된 KT 노조가 대규모 집회를 개최한 건 지난 2014년 구조조정 이후 10년 만이다.
 
앞서 KT는 지난 15일 이사회를 열고 자회사 선로 통신시설 설계·시공을 담당하는 OSP와 국사 내 전원 시설 설계를 맡은 KT P&M(가칭)을 설립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두 회사는 KT 지분율 100%로 설립된다.
 
KT는 이와 함께 본사 네트워크 관리 부문 직원 약 5700명을 구조조정 대상에 올려, 이 중 3800명이 신설 자회사 2곳으로 전출된다. 이는 전체 직원 중 3분의 1에 달하는 규모다. 전출을 원치 않을 경우 특별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두 안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공백상권 영업이나 민원 응대 직무에 배치될 수도 있다.
 
KT 측은 앞서 지난 10일 진행한 AICT 사업전략 기자간담회에서 네트워크 분야가 후순위로 밀리는 것 아니냐는 질의에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서창석 KT 네트워크부문장은 "그런 우려 사항이 있지만 투자와 관련해 네트워크 부문이 줄어드는 것은 없다"고 밝혔다.
 
KT 노동조합은 지난 16일 오후 서울 KT 광화문 사옥 앞에서 사측의 조직개편을 강력 규탄하는 '조합간부 총합투쟁 결의대회'를 열었다. 박성은 기자

김배정 KT 노조 조직기획국장은 "사측에서 지난 8일 현장 인력구조 개편안을 조합 측으로 가져왔다"며 "영업이익 1조 2천억 원 흑자를 낸 기업에서 노동조합에 통보한다는 게 있을 법한 이야기냐"고 비판했다. 이어 "성장세를 빌미로 한 솥밥을 먹었던 우리 동지들을 하루 아침에 사무실을 떠나라고 한다"며 "이건 폭력이고 기만"이라고 강조했다.
 
노조가 사측에 요구하는 건 '구조조정 철회'다. 다만 구조조정 필요성에 일부 공감하고 있어 조직개편안에 대한 협상도 진행한다.
 
권중혁 KT 노조 사무국장은 "1차 안은 구조조정 철회지만 10여 년 전부터 기형적으로 (인력 구조가) 흘러온 것은 사실이라 현장 조합원들도 그런 부분에 공감대를 가지고 있다"며 "구조조정 철회가 안 된다면 퇴직하거나, 옮기는 조합원들이 한 번쯤 고민해볼 수 있는 정도의 협상안도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회사가 일방적으로 조직개편안을 보내왔다고 강력 비판했다. 김인관 KT 노조위원장은 "혁신 구조조정안은 8일 오후에 받아보고 10일날 지방에 있는 위원장들을 긴급 소집해 구조조정안에 대해 설명했다"며 "노동조합의 근간이 희석되는 정책을 저지하고자 이 자리에 모였다"고 말했다.
 
KT 측은 "'구조조정'하면 연상되는 인위적이고 강압적인 인력 감축이 아니라, 효율화가 필요한 일부 직무 및 인력의 재배치를 추진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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