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금정구청장과 전남 영광·곡성군수, 인천 강화군수, 서울시교육감을 뽑는 재·보궐선거 본 투표가 16일 진행 중이다. 기초단체장을 뽑는다는 점에서 규모는 작지만 여야가 텃밭 사수에 사활을 다하면서 선거 결과에 따라 정국이 요동칠 전망이다.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각 지역의 판세는 백중세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여야 간 역전 여부가 주목되는 부산 금정의 결과가 주목된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모두 자체 조사를 근거로 '박빙 우세'로 판세를 예측했다.
이날 오전 여야 지도부는 한 목소리로 투표 참여를 독려하며 막판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전날에 이어 1박 2일 부산 현장 지원 유세에 뛰어들었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정부·여당의 실정을 부각하며 '정권 심판'을 강조했다.
부산 금정구는 전통적으로 보수 강세 지역이지만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단일화 성사에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 등 여권발 악재가 이어지면서 결과를 쉽사리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만약 국민의힘이 금정에서 패배할 경우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친윤석열계와 친한동훈계 사이 갈등이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금정구청장을 사수하면 최악의 상황을 피하고 윤석열 대통령과 한 대표 독대 시 김 여사 관련 인적 쇄신 등 해법을 모색할 공간이 생긴다.
투표 당일에도 여권 내에선 금정구청장 패배 시 책임 소재를 따지는 목소리가 나오며 갈등이 표출됐다. 친윤계인 장예찬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CBS라디오에서 "한 대표가 (취임 후) 석 달 동안 보여준 게 없다"며 "당내 리더십이 약화하고 당연히 이겨야 할 금정 지역이 박빙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고 지적했다. 반면 친한계 김종혁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MBC 라디오에서 선거 패배 후 '한동훈 위기설'에 대해 "그런 주장 등 떠돌아다니는 항간의 이야기들을 (한 대표에게) 얘기했는데 웃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야권 단일 후보를 낸 부산 금정과 달리 혁신당·진보당과 3파전을 벌이고 있는 전남 영광군수 선거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총선 이후 호남 민심을 확인해 일극 체제를 구축한 이 대표에 대한 지지기반을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달 재판 선고를 앞두고 있는 이 대표 입장에서 다른 야당에 '안방 지역'을 내줄 경우 리더십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영광에서 민주당 패배 시 혁신당이나 진보당 입장에선 정치권에서 공간을 넓힐 기회가 생긴다. 그동안 민주당이 거대 의석을 바탕으로 야권 주도권을 쥐었지만 혁싱당이 이긴다면 총선 때부터 붙은 '비례정당' 꼬리표를 떼고 민주당을 위협하는 목소리를 낼 가능성이 있다. 진보당의 경우에도 승리 시 '풀뿌리' 조직력을 입증하며 위상을 높일 수 있다.
한편 이날 오전 6시부터 시작된 투표는 오후 8시까지 전국 투표소 2404곳에서 진행된다. 당선자 윤곽은 밤 늦게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오후 3시 기준 현재 본 투표율은 17.89%(교육감 16.81%, 기초단체장 4곳 45.82%)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