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투표라 꼼꼼히 살펴봤어요" 10·16 영광군수 투표 행렬(종합)

농번기 맞아 농민과 출근길 유권자들, 서둘러 투표 마치고 일터로
유권자들 "재선거 다시는 없었으면 좋겠다" 바람 드러내
영주권자도 소중한 권리 행사…30대 부부 유모차 탄 아이와 함께 투표
투표소 잘못 찾거나 신분증 못 챙긴 유권자 발길 돌리기도

10·16 재선거가 치러지는 영광 제 2투표소 영광공고에 16일 오전 유권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박요진 기자

"영광군민이니까 당연히 투표해야죠. 공보물이랑 꼼꼼히 보고 왔어요"

다른 지역에서 대학에 다니는 20살 고지원씨는 영광군수 재선거가 치러지는 16일 오전 어머니와 함께 영광 제4투표소가 마련된 해룡고등학교 다목적체육관을 찾았다. 지난주까지 타 지역에 있었던 고씨는 첫 투표인만큼 반드시 투표를 해야겠다는 생각에 영광을 방문해 소중한 권리를 행사했다.

고씨의 어머니 강윤래(57)씨도 같은 투표소에서 선거에 참여했다. 강씨는 "올해 고등학교 3학년인 아이도 투표권을 갖게 됐다"며 "친구들과 점심시간을 이용해 투표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6시부터 시작된 투표소에는 농번기를 맞은 농민들이 이른 시간인데도 일찌감치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고 농사일을 하기 위해 바쁜 발걸음을 옮겼고 출근길 유권자들도 투표를 마친 뒤 일터로 향했다.

미리 투표소를 확인하지 않거나 신분증을 챙기지 않은 일부 유권자들의 경우 다른 투표소로 향하거나 신분증을 챙기기 위해 집으로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거동이 불편한 유권자의 경우 택시나 휠체어를 이용해 투표소를 찾기도 했다.

영주권이 있어 지방선거권한이 있는 외국인도 투표소를 방문했다. 중국 국적으로 영주권이 있는 양월아(41)씨는 이날 두 번째 지방선거에 참여했다. 영주권자도 지방선거에서는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다.

양씨는 "한 표지만 영광을 일하는 군수를 뽑기 위해 투표장을 찾았다"며 "재선거라 마음에 안 들지만 그래도 투표는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왔다"고 말했다.

비슷한 시각 같은 투표소를 찾은 40대 후반 김모씨는 "가장 선거 운동을 열심히 한다고 생각되는 후보에 투표했다"며 "재선거 과정에서 많은 세금이 들어가다는 다시는 이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요진 기자

60대 초반 강남구씨도 "가장 마음에 가는 후보에게 투표했다"이라며 "부디 잘해줬으면 하는 마음으로 앞으로는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강상규(79)씨도 "재선거가 반복돼 너무 답답하다. 올바르고 깨끗하게 자기 이익 안 챙기고 군민을 임할 수 있는 후보가 군수가 되면 좋겠다"며 "가장 일을 잘할 수 있는 후보에게 표를 행사했다"고 말했다.

김순정(57)씨 역시 "영광군민으로 또 재선거 진행된다는 게 마음이 아프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길 바란다"고 말했다.

가장 많은 유권자가 배정된 영광 제2투표소 영광공업고등학교에도 이른 시간부터 유권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채 돌이 지나지 않은 아이와 함께 투표소를 찾은 30대 A씨 부부는 "영광에 산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아이가 살기 좋은 군을 만들어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투표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영광공고 투표소에는 휴일이 아님에도 유권자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밖에서 줄을 지어 기다리다 투표장에 들어가기도 했다.

영광군수 재선거에는 더불어민주당 장세일, 조국혁신당 장현, 진보당 이석하, 무소속 오기원 후보가, 곡성군수 재선거에는 더불어민주당 조상래, 국민의힘 최봉의, 조국혁신당 박웅두, 무소속 이성로 후보가 각각 4명씩 출마했다.

이날 오후 2시 기준 영광과 곡성 투표율은 각각 62.1%와 57.8%를 기록 중인 가운데 지난 2022년 치러진 제8회 지방선거 62.5%과 66.6%과 비교할 때 각각 0.4%, 8.8% 낮다. 다만 재보선이 치러지는 서울시교육감 등 다른 선거에 비해서는 10% 이상 압도적으로 높았다.

이번 재선거에서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는 유권자는 영광 4만5248명, 곡성 2만4640명으로 확정됐다. 이중 영광은 1만9484명(43.06%), 곡성은 1만211명(41.44%)이 지난 11일과 12일 이틀동안 진행된 사전투표에 참여했다.

야 3당의 치열한 3파전이 치러지는 영광군의 경우 역대 재보선 사상 가장 높은 투표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앞선 지방선거 투표율에 육박하는 70%를 넘어설지 주목된다.

한편 전남 선관위는 투·개표소 내·외부에는 불법 카메라 설치 여부 등을 점검했으며 투표관리관과 투표안내요원은 선거일 투표진행 중에도 투표소 입구 등 내·외부를 수시로 확인할 예정이다.

선거일에는 선거운동을 할 수 없으며 △기표소 안에서 기표를 마친 투표지를 촬영하는 행위 △투표(용)지를 훼손하는 행위 △투표소 100m 안에서 투표참여를 권유하는 행위는 금지된다. 다만, 선거운동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인터넷·전자우편·문자메시지·SNS를 이용해 선거운동을 하거나, 기호를 표시한 투표인증 사진을 게시·전송하는 것은 가능하다.

신분증은 주민등록증, 여권, 운전면허증, 청소년증 및 각급 학교의 학생증 등 관공서 또는 공공기관이 발행한 신분증명서로서 생년월일이 기재되고 사진이 포함돼 본인임을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모바일 신분증(모바일 운전면허증, 모바일 국가자격증 등)의 경우 앱 실행과정 및 사진·성명·생년월일을 확인하며, 화면 캡처 등을 통해 저장된 이미지 파일은 인정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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