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6 재보궐선거를 하루 앞둔 15일, 이번 선거 최대 격전지로 떠오른 부산 금정구는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여야의 막판 유세전으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이날 오후 2시 부산 금정구 장전동의 한 노래교실. 국민의힘 윤일현 후보가 백종헌 국회의원(부산 금정)과 함께 교실 앞에서 들어가는 수강생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지지를 당부했다.
교실로 들어간 윤 후보가 "금정구청장은 당장 모레부터 출근해 일을 해야 하니 준비된 구청장이 필요하다. 금정 토박이 윤일현에게 내일 한 표 부탁드린다"고 말하자 장내엔 박수가 쏟아졌다.
교실 밖에서 만난 윤 후보는 "여론조사에서 박빙으로 계속 나오고 있지만, 선거 막판 양당 고정표가 결집한다는 느낌을 받고 있다. 끝까지 유권자의 선택을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비슷한 시각 인근 골목에선 파란색 옷을 입은 더불어민주당 김경지 후보 선거운동원들이 행인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를 건넸다.
48시간 철야 유세에 나선 김 후보는 갑자기 쏟아진 비를 피해 선거 사무소로 들어갔다. 얼굴엔 피곤한 기색이 역력해 보였지만, 유권자 이야기를 꺼내자 목소리에 힘이 들어갔다.
김 후보는 "유권자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이 '바꿔도. 제발 이겨라. 답답해 못 살겠다'였다"라며 "금정의 변화도 변화지만 윤석열 대통령한테 하고 싶은 말인 것 같다. 내 마음, 우리 국민 좀 봐달라는 이야기 아니겠느냐"라고 말했다.
이어 "선거에는 왕도가 없다. 오늘 마지막 순간까지 유권자 한 명이라도 더 만나도록 힘을 내겠다"고 덧붙였다.
두 후보를 향한 선거 막판 '지원 사격' 열기도 뜨겁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이날 오후 4시 대한노인회 금정구지회에서 간담회를 갖고 지역 어르신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오후 7시에는 금정구 옛 롯데마트 사거리와 장전역 일대에서 총력 유세를 펼친다. 한 대표가 이번 재보궐선거 기간에 금정구를 찾는 건 이번이 여섯 번째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직접 방문하는 대신 후보 단일화 상대였던 조국혁신당에 지원을 부탁했다. 이에 화답한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전날 금정구 옛 침례병원 앞에서 "금정구청장 8번 가운데 7번을 국민의힘이 맡았고, 그 결과 금정구는 침체에 이르렀다. 이 상황에서 한동훈 대표가 또 표를 호소하는 건 양심이 있는 행동인가"라며 김 후보 지지를 당부했다.
부산 금정구는 부산에서도 전통적으로 보수 세가 강한 지역으로 꼽힌다. 그런 만큼 국민의힘은 지역 일꾼론을 내세우며 수성에 나서고 있고, 민주당은 정권 심판론을 앞세워 탈환을 노리고 있다. 국민의힘이 우세할 거라는 초반 예상과 달리, 야권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진보 성향 유권자가 결집하며 박빙이라는 관측이 나오자 선거전도 과열 양상을 보인다.
국민의힘은 김경지 후보를 허위사실유포 혐의로, 민주당은 박수영 부산시당위원장을 불법 선거운동 혐의로 각각 검찰과 부산시선관위에 고발한 상태다. 선거전 막판에 터진 민주당 김영배 의원의 "혈세 낭비" 발언에 대해 고 김재윤 전 금정구청장 유족 측은 그를 경찰에 고소했으며, 국민의힘은 민주당을 상대로 총공세를 펼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