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리그 첫 外人 캡틴' 우리카드 아히 "인상 깊었던 팀? 상무"

우리카드 아히. KOVO 제공

네덜란드에서 온 아포짓 스파이커 미시엘 아히(등록명 아히)는 한국에 오자마자 팀의 주장을 맡았다.

프로배구 우리카드 마우리시오 파에스 감독은 아히에게 주장을 맡아줄 것을 요청했고, 아히는 제안을 받아들여 V-리그 1년 차 만에 팀의 대표 선수가 됐다. 하지만 시즌에 임하는 각오는 국내 베테랑 주장들 못지않다. 아히는 "일단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아히는 15일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남자부 미디어데이'에 우리카드 대표 선수로 참석했다. 우리카드에서는 파에스 감독, 아히, 국내 선수로는 김지한이 행사에 참여해 다가오는 시즌에 대한 목표를 밝혔다.

우리카드는 지난 5월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열린 2024 프로배구 남자부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5순위로 아히를 지목했다. 1998년생인 아히는 198cm, 102kg의 건장한 체격을 지닌 아포짓 스파이커다. 앞서서는 네덜란드, 벨기에, 독일 등 유럽 무대에서 경력을 이어왔다.

팀원들과 환호하는 아히. KOVO 제공

눈에 띄는 점은 아히가 한국 프로배구에 입성하자마자 주장이라는 중책을 맡았다는 것이다. 이로써 아히는 V-리그 역사상 첫 외국인 주장이라는 영예를 안았다.

아히는 이날 주장 선임에 대한 배경을 설명했다. 아히는 주장직을 원해서 맡게 됐냐는 질문에 "아니다"라며 웃었다. 그러면서 "감독님이 요청하셔서 고민 끝에 제안을 받아들였다"며 "감독님의 기대에 맞게 움직여 보겠다"고 말했다.

원했던 것은 아니더라도 책임감은 막중하다. 이미 주장으로서 선수단을 이끌고 싶은 방향도 설정 해뒀다. 아히는 "선수들 개개인의 실력 수준을 절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의지와 파이팅이 더 중요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코트에서 선수들이 개인의 능력을 더 많이 쏟아부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히는 "개인적으로 팀의 주장을 맡은 건 영광이라 생각한다"며 뿌듯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팀원 모두를 하나로 만들어서 각자의 에너지를 뿜어낼 수 있도록 돕고 싶다"며 "팀의 목표는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하는 것"이라고 다짐했다.

한국이 처음인 아히는 차츰 생활적인 면에도 적응해 나가고 있다. 아히는 "한국에서 시간이 빠르게 지나가고 있다. 첫째, 둘째 주에는 주거지 주변 환경을 적응하려고 했다"며 "적응할 때는 송명근이 잘 도와줬다"고 전했다.

언어적인 면도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배구 용어는 모든 나라에서 비슷하게 통용되기 때문이다. 아히는 "작년에 독일에서 뛰었을 때도 영어로 배구 용어 소통을 했다. 전술적인 부분은 의미가 통해서 문제가 없다"고 답했다.

아히는 지난달 통영에서 열린 컵대회에서 한국 프로배구를 처음 경험했다. 이 대회에서 아히는 3경기에 출전해 68득점을 올렸다.

우리카드 아히. KOVO 제공

V-리그 팀들에 어떤 인상을 받았을까. 우선 "레벨 자체가 굉장히 좋다"고 돌이켰다. 아히는 "기대한 만큼 좋은 리그였다"며 "다른 리그와 달리 팀 간의 실력 차이가 크지 않아서 재밌다"고 느낀 점을 말했다.

이어 "대한항공이 가장 인상 깊었다. 작년 우승 팀이기도 해서 떠오른다"며 "국군체육부대(상무)도 우리를 힘들게 했다. 상무 선수들이 전역을 하면 우리 팀을 힘들게 할 것 같다. 블로킹과 세트 플레이를 잘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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