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은 명태균씨가 지난 2021년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 때 윤석열 대통령(당시 예비후보)을 도와 여론조작을 했다고 주장했다. 홍 시장 역시 당시 예비 후보자 신분으로 윤 대통령의 경쟁자 중 한 사람이었다.
15일 홍 시장은 본인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 대선후보 경선 때 명씨가 운영하는 PNR에서 윤 후보 측에 붙어 여론조작하는 걸 알고 있었지만 문제 삼지 않았다"며 "어차피 경선 여론조사는 공정한 여론조사로 이뤄지기 때문에 명씨가 조작해 본들 대세에 지장이 없다고 봤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런데 그 조작된 여론조사가 당원들 투표에 영향이 미칠 줄은 미처 계산하지 못했다"며 "그러나 국민 일반 여론조사에 10.27% 이기고도 당원 투표에 진 것은 국회의원, 당협위원장 영향이 더 컸다고 보고 나는 결과에 승복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여론조사 업체가 경선 자체에 끼어들 여지는 없지만, 자체 여론조사를 통해 특정 후보의 '대세론'을 만들어 투표에 영향을 미쳤다고 본 셈이다.
이후 홍 시장은 한차례 더 글을 올려 '국민의힘 당원 명부 유출'에 대해 해명했다. 앞서 명씨는 경선 당시 홍 시장 측에서 여론조사 의뢰가 왔고, 미래한국연구소에 이를 연결시켜줬다는 취지로 주장한 바 있다.
홍 시장은 "대선 경선 당시 각 후보들에게 당원 명부를 건네줬고, 각 후보들은 그 당원 명부를 이용해 전화 홍보를 하고 여론조사도 의뢰한다"며 "그걸 두고 당원 명부 유출이라는 말은 어이없는 말이고 우리 캠프가 당원 여론조사를 두 번 의뢰한 기관은 조원씨앤아이였다"고 반박했다.
이어 "당시 명씨는 윤 후보 측에서 일하고 있었고, 명씨 여론조사 기관에 우리가 여론조사를 의뢰한 일이 전혀 없었는데 느닷없이 명씨가 우리 측 여론조사를 했다고 주장하기에 알아보니 얼마 전까지 김영선 의원 보좌관을 하다가 그만두고 대구시 서울사무소에서 대외협력팀장으로 최근에 영입된 마산 출신 최모씨가 지난 대선 경선 때 자발적으로 우리를 돕기 위해 자비로 우리 여론조사를 했다는 것을 자복(自服)해 즉각 사표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최씨는 같은 마산 출신인 명씨와 잘 알고 있는 사이였고, 지난 대선 후보 경선 때는 우리 캠프 근처에도 오지 않았던 사람"이라며 "선의로 그랬겠지만 선거 브로커와 어울려 다니면서 결과적으로 우리 측이 오해를 받게 했기에 사표를 받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최씨는 지난 11일 사표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홍 시장은 명씨를 향해 "아무런 위법사실도 없는데 마치 우리 측이 위법행위를 한 것인 양 폭로하고 헛소리하는 선거브로커 명씨를 검찰은 조속히 구속해야 할 것"이라고 수사를 촉구했다.
한편 명씨의 폭로로 인해 오세훈 서울시장도 참전하는 모양새다. 명씨는 본인의 전략으로 2021년 서울시장 보궐 선거에서 오 시장이 당내에서 나경원 후보를 꺾고,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 단일화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오 시장이 본인 앞에서 읍소하며 눈물을 흘렸다고도 말했다.
오 시장은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김영선 전 의원이 강청하여 그를 만나보기는 했지만, 이상하고 위험한 사람이라는 판단이 들어 관계를 단절했다"며 "처음 보는 한낱 정치 장사꾼 앞에서 읍소한다는 설정 자체가 넌센스"라고 반박했다.
이에 명씨는 페이스북을 통해 "오(세훈) 시장님, 홍(준표) 시장님, 진짜 자신 있으세요? 그만하세요, 망신당하지 말고?"라고 추가 저격 글을 올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