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 경제학상 아제모을루 "민주주의, 힘든 시기 지나고 있어"

"중국 사례, '약간의 도전' 제기하지만…권위주의 국가는 장기적 혁신과 경제 발전 더 힘들어"

노벨 경제학상 수상한 다론 아제모을루 교수. 연합뉴스

올해 노벨 경제학상 공동 수상자로 지명된 다론 아제모을루(57)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는 14일(현지시간) 최근 세계적으로 민주주의가 '힘든 시기'를 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치 체제와 경제 발전의 연관성을 연구한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의 저자인 아제모을루 교수는 이날 이 책의 공동 저자인 제임스 A.로빈슨(64) 미 시카고대 교수, 그리고 사이먼 존슨(61) MIT 교수와 함께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했다.

로이터, AP 등 외신에 따르면 아제모을루 교수는 이날 수상 발표 이후 노벨위원회, 기자들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나는 우리가 한 연구가 민주주의를 옹호한다고 광범위하게 말할 수 있다"면서도 "민주주의는 만병통치약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아제모을루 교수는 민주주의를 국가에 도입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며, 민주주의 체제가 아닌 국가가 경제 발전을 이뤄내는 경로도 있다고 강조했다.

권위주의 국가인 중국의 최근 경제 발전에 대한 의견을 묻는 말에는 중국 사례가 자신의 주장에 '약간의 도전'을 제기한다면서 중국 정부가 인공지능(AI)과 전기차와 같은 혁신 분야에 투자를 '쏟아붓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장기적으로는 권위주의 체제 국가가 장기적인 혁신과 경제 발전을 이뤄내기는 일반적으로 더 힘들다는 게 자신들의 관점이라고 강조했다.

아제모을루 교수는 "일반적으로 이러한 권위주의 정권들은 다양한 이유에서 장기적이고 지속가능한 혁신의 결과를 달성하는 데에 더 어려운 시간을 보낼 것이라는 게 나의 관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근 세계 각국에서 민주주의가 약화하는 현상에 대해서도 경고했다.

아제모을루 교수는 "지금은 민주주의 국가들이 힘든 길을 지나고 있는 시기라고 생각한다"며 "어떤 의미에서는 이들 국가가 (권위주의 국가에 비해) 더 나은, 더 청렴한 통치 체제(거버넌스)로서의 지위를 되찾는 것, 더 광범위한 사람들에게 민주주의의 약속을 전달하는 것이 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튀르키예 출생의 미국 학자인 아제모을루 교수와 영국 출생의 미국 학자 로빈슨 교수는 2012년 함께 출간한 저서 '왜 국가는 실패하는가'에서 특정 국가가 다른 국가보다 더 부유한 원인을 그 국가의 정치, 경제 제도에서 찾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스웨덴 왕립과학원은 이날 이들과 국제통화기금(IMF) 수석 이코노미스트 출신인 존슨 교수 등 3명을 올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로 선정하면서 "국가 간 소득 차이를 줄이는 것은 우리 시대의 큰 과제 중 하나"라며 "수상자들은 이를 달성하기 위해 사회 제도의 중요성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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