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에서 돌아온 제임스 네일(KIA 타이거즈)의 평가전 호투가 이어지고 있다. 통산 12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노리는 KIA의 입장에서는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네일은 14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평가전에 선발 등판했다. 이날 네일은 3이닝을 투구하며 안타는 1개만 허용했고 삼진은 4개를 잡아내는 무실점 역투를 펼쳤다.
총 31개의 공을 던진 네일은 주로 자신의 주무기인 투심 패스트볼, 스위퍼를 뿌리며 컨디션을 체크했다. 이날 네일은 두 구종을 비롯해 컷 패스트볼과 체인지업도 구사했다. 구속도 거의 회복됐다. 이날 네일의 최고 구속은 150km가 찍혔다.
평가전이지만 두 경기 연속 호투다. KIA의 입장에서는 반가운 소식이다. 앞서 9일 상무와 평가전에서는 선발 투수로 나서 2이닝 동안 9명의 타자를 상대하며 1홈런을 맞고 1실점 했다. 이날도 네일은 최고 시속 151km의 강속구를 던지며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네일은 지난 8월 24일 경남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전에서 상대 타자가 친 공에 턱을 맞는 아찔한 부상을 입었다. 6회말 NC 외국인 타자 맷 데이비슨은 네일이 던진 4구째 142km짜리 커터를 받아쳤는데, 이 타구가 네일의 얼굴 쪽으로 향했다.
KIA 이범호 감독은 곧바로 네일을 불펜 곽도규와 교체했다. 이후 네일은 턱관절을 고정하는 수술을 받고 한국시리즈 출전을 위해 재활에 구슬땀을 흘렸다.
네일은 재활 중에도 팀을 잊지 않았다. 지난달 6일 광주 홈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경기 전, 팬들을 위한 깜짝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자신의 정체를 '특별 시구자'로만 알린 채, 마스크와 선글라스로 얼굴을 가린 뒤 마운드에 올랐다. 시구를 마치고 난 후에야 네일은 자신의 얼굴을 공개했고, 이를 알아본 KIA 팬들은 환호로 화답했다.
시즌 도중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지만 2024시즌 KBO리그 평균자책점 1위를 차지하는 맹위를 떨치기도 했다. 네일은 올 시즌 26경기에서 149⅓이닝을 던지며 12승 5패 평균자책점 2.54를 기록했다. 2위는 NC 외국인 투수 카일 하트(평균자책점 2.69)가 차지했다.
네일의 컨디션이 꾸준하게 좋아진다면 오는 21일 한국시리즈 1차전에 선발 마운드에 오를 가능성이 매우 크다. KIA는 네일, 양현종, 에릭 라우어로 선발진을 꾸리고 4선발로는 윤영철, 김도현, 황동하 중 1명을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평가전 상대였던 롯데에서는 올 시즌 주전급 선수였던 윤동희, 나승엽, 손호영, 황성빈 등이 모두 뛰었다. 네일의 마운드를 이어받은 양현종은 3이닝 5피안타 2실점을 기록했다. 이어 KIA에서는 장현식, 전상현, 정해영으로 이어지는 필승조의 투구를 점검했다.
타자 중에서는 김도영과 한준수가 홈런을 터뜨리며 감을 살렸다. KIA는 오는 18일 청백전을 마지막으로 2주 합숙 훈련을 끝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