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 모집 논술시험 문제가 유출돼 공정성 논란을 빚은 연세대학교에 이어 한성대학교에서도 수시 모집 실기 시험 문제지 일부가 뒤늦게 배부돼 응시자들이 혼란을 겪은 것으로 확인됐다.
14일 한성대에 따르면 전날 오전 11시에 서울 성북구 한성대 탐구관에서 치러진 ICT디자인학부 기초디자인 수기 실기 시험 중 한 고사실에서 문제지 일부가 뒤늦게 응시자들에게 전달됐다.
실기시험은 '카드, 고무줄, 실뭉치'라는 주어진 제시어를 활용해 화지에 그림을 표현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다만 응시자들은 제시어 외에도 관련된 개체 사진을 참고할 수 있었는데, '카드' 제시어 사진이 한 고사실에서 시험 시작 후 40여 분이 흐른 뒤에야 응시자들에게 배부된 것으로 파악됐다.
시험 중간에 한 응시자가 감독관에게 "사진이 없는 것이 맞느냐"고 물었지만 이 감독관은 "그렇다"는 취지로 응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에 따르면 관련 사진이 뒤늦게 배부된 후 응시자 24명 가운데 10명이 화지를 교체해 다시 그림을 그린 것으로 확인됐다.
한성대 측은 이날 오전 공정관리위원회를 열고 문제가 된 고사장에서 시험을 치른 응시자들에 대한 평가 시 시험지가 늦게 배부된 점을 고려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재시험은 염두에 두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한성대 입학처 관계자는 "문제지하고 정물 이미지 사진이 함께 배포되는 것이 맞으나 이미지 사진이 (시험 시작 후) 30~40분 정도 늦게 배포된 것이 사실"이라며 "(시험지) 봉투 안에 이미지는 다 포함돼 있었으나 감독관이 (잊고 있다가) 학생이 질문을 했을 때 알아차린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응시자들의 민원이 접수돼 오늘 오전 공정관리위원회를 열어 평가위원들에게 (문제지가 뒤늦게 배부된) 사실을 고지하고 학생들이 실력을 다 발휘하지 못했을 가능성에 대해 고려해달라고 부탁했다"며 "수시 실기시험이 진행 중이어서 재시험에 대해선 논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