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 싣는 순서 |
①강원도 생활인구 주민등록인구의 7.4배…지역소멸 '돌파구' 부상 ②"바다보고 일하고 요트도 타고" 워케이션 수도 선포한 속초 (계속) |
지난 9월 강원 속초시 대포항 인근에 있는 워케이션 공유사무실에서 만난 박은영씨(20대)씨. 속초시 워케이션 참여에 대한 소감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너무 좋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같은 팀원 5명과 함께 왔다는 박씨는 "일단 매일 출근하던 사무실을 벗어나 이렇게 창밖으로 푸른 바다가 보이는 곳에서 일하는 것 자체가 뭔가 환기되는 것 같고, 힐링도 된다"며 "속초라는 곳에 처음 왔는데 일과 함께 관광도 하고 맛있는 회도 먹고 모든 것이 좋지만, 무엇보다 자연환경이 너무 아름다워서 좋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도권에서는 바다를 보며 커피 한잔 마시는 것이 어떻게 보면 휴가 기간에 하고 싶은 로망이지 않냐"며 "속초시에서 바다가 바로 앞에 보이는 이런 카페를 사무 공간으로 지원해 주면서 회사 사무실에서 일할때보다 팀원들이랑 더 많은 얘기를 나누는 것 같기도 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박씨는 속초시에서 지원해주는 체험 프로그램이 만족도를 배로 높여준다고 귀띔했다. 박씨는 "일단 무료로 할 수 있는 설악 워터피아를 먼저 가보기로 했다"며 "요트나 설악산 케이블카도 저렴한 가격에 체험하기로 해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이 곳에서 만난 또 다른 워케이션 참여자 김모(40대)씨는 "굉장히 저렴한 비용에 좋은 시설들을 이용할 수 있고, 또 조금만 걸어 나가도 백사장이라 같이 온 직원들 모두 너무 만족하고 있다"며 "모두 빨리 일하고 다른 걸 즐기고 싶은 마음이 있으니까 집중이 더 잘되는 것 같기도 하다"고 웃음을 보였다.
생활인구-관광활성화 '두 마리 토끼'
강원 속초시가 생활인구 증대와 지역관광 활성화 등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워케이션' 사업을 역점적으로 추진하면서 워케이션 '성지'로 떠오르고 있다.워케이션은 '일(Work)과 휴가(Vacation)'의 합성어로 휴가지에서 원격 근무하는 유연근무를 말한다. 코로나19 이후 재택·원격 근무가 새로운 업무 형태로 자리 잡으면서 일과 삶의 균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MZ세대들의 등장과 미래 지향적인 업무 문화로 워케이션이 더욱 확산하고 있다.
지난해 대한상공회의소가 10~11월에 걸쳐 전국 직장인 1112명을 대상으로 워케이션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90%가 워케이션을 희망한다고 답했다.
워케이션을 선호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업무능률 향상'(47.35%), '휴식'(47.25%), '관광'(3.4%) 순으로 답했으며 근무 공간과 시간, 일 가정·휴식의 병행 등 유연하게 조정해 업무능률과 삶의 질이 동시에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는 의견을 보였다. 근로자뿐만 아니라 이직률이 높은 중소기업에도 워케이션은 긍정적인 효과를 미친다.
무엇보다 코로나 팬데믹을 지나면서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로 등극한 워케이션은 해양관광의 붐을 타고 동해안이 각광을 받기 시작했고, 그 중에서도 속초시가 워케이션의 최적지로 꼽히고 있다.
'글로벌 워케이션 수도, 속초!' 선포
속초시는 지난해 11월 27일 '글로벌 워케이션 수도, 속초!' 선포식을 갖고 워케이션 수요에 적극 대응하기로 했다. 지난 2023년 강원 워케이션 인식조사 및 한국관광공사 빅데이터 기반 자료에 따르면 속초시가 워케이션 선호 지역 1위 및 워케이션 성장 가능성과 선호도 모두 높은 지역으로 선정됐고 특히 '휴양형' 워케이션에서 강점을 보이는 경향을 보였기 때문이다.실제로 지난해 연인원 1만 9938명이 참가한 것으로 집계돼 속초워케이션에 대한 선호도와 수요가 실제로 높은 것을 입증했다
이 같은 흐름을 타고 올해도 '2024 속초 워케이션 : 일도 휴가처럼, 일 맛집 속초 Well-cation'을 이어가고 있다. 올 상반기에 추진한 2024 속초 워케이션 사업은 지난 5월부터 7월까지 3개월 동안 체스터톤스 속초, 라마다 속초, 호텔 마레몬스, 한화리조트 설악쏘라노, 설악동 숙박단지 5개 숙박권역을 거점으로 운영했다. 상반기에만 연인원 1만 5063명이 참여해 지역경기 활성화를 견인하고 참가자들의 호응 속에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하반기에도 본격 운영에 들어간 가운데 상반기 보다 참여가 높아 인원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약 1개월의 재정비 기간을 거쳐 새롭게 선보이는 하반기 워케이션 사업은 상반기와 동일하게 '속초시 직영 워케이션'과 '서울경제진흥원 지원 워케이션'으로 나눠 진행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는 상반기보다 지원 금액을 확대함으로써 참여자의 부담을 낮춰 접근성을 높였다. 3박 4일 일정에 호텔 마레몬스만 3박에 23만 원이고, 나머지 4곳은 10~12만 원 수준이다. 지정된 숙소 내에 오피스 공간이 없을 경우를 대비해 속초시는 노마드 오피스와 투썸플레이스 외옹치점과 워크로드 등 총 3곳의 공유 오피스를 마련했다.
요트타고 바다낚시도 하고…관광자원 즐긴다
워케이션의 만족도를 더욱 높여 주는 것은 다양한 관광자원 역시 저렴하게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참가자들은 공통적으로 체험 콘텐츠 쿠폰 3만원 권을 받게 되며 설악케이블카와 설악워터피아, 속초 파워보트 클럽, 장사항 바다낚시 체험, 바다 서프, 빛나르고(ESG활동), 아임낫볼더, 영랑호스토리자전거, 보광 미니골프 등의 체험을 즐길 수 있다. 다만 초과되는 금액은 본인 부담이다.특히 요트를 타고 속초를 둘러볼 수 있는 속초 파워보트클럽과 장사항 바다낚시, 영랑호 스토리자전거 등은 참가자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선사하면서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워케이션 참여자들은 "바다가 인접해 있다는 근무 환경도 중요하게 작용했지만, 솔직히 평소 접하기 어려웠던 체험 프로그램을 보고 워케이션 장소를 선택한 부분도 있다. 기회만 된다면 또 신청하고 싶다"며 대부분 재방문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이병선 시장은 "지난해 속초 워케이션 사업이 강원지역 선호도 1위에 올랐던 만큼, 남은 하반기 사업도 잘 추진해 더욱더 많은 사람이 높은 만족도를 느끼고 돌아갈 수 있도록 세심하게 챙겨볼 것"이라며 "생활인구 증대와 관광 체류 시간 확대 등에 도움이 되는 워케이션 사업을 더욱 발전시켜 대한민국 워케이션 사업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