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 군단의 위용!' 삼성, 박진만 기대에 대폭발…염갈량의 희망은 악몽으로

1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1차전 LG 트윈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3회말 무사 1, 3루 삼성 구자욱이 3점 홈런을 친 뒤 3루 주자 김지찬, 1루주자 윤정빈과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22년 만에 성사된 삼성과 LG의 가을 야구 첫 판에서 사자 군단이 포효했다. 충분히 힘을 비축한 삼성이 가공할 홈런포를 앞세워 kt와 격전을 치르고 올라온 LG를 누르고 기선을 제압했다.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삼성-두산의 플레이오프(PO) 1차전이 열린 13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 경기 전 두 팀 사령탑은 1차전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삼성 박진만 감독은 팀의 자랑인 장타력을 승부의 관건으로 봤다. 박 감독은 "2주 동안 실전 감각이 떨어져 있는데 팀의 장점인 장타력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얼마나 타자들의 컨디션이 빨리 올라오느냐에 승패가 좌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 시즌 삼성은 185홈런을 날려 10개 구단 중 1위에 올랐다. 71경기에서 무려 216개, 홈런이 올해 가장 많이 나온 홈 구장의 덕을 봤다. 반면 가장 넓은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는 LG는 팀 홈런 115개로 9위다.

LG 염경엽 감독은 이날 선발 최원태에 기대를 걸었다. 최원태는 지난 8일 kt와 준PO 3차전에서 2⅔이닝 3실점(2자책)으로 강판하는 등 통산 PS 16경기에서 1패 1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ERA) 10.64(22이닝 26자책)로 부진했다. 염 감독은 "최원태는 정규 시즌에서도 기복이 있는 투수"라며 "이젠 포스트시즌(PS)에서도 잘 던질 때가 됐다"고 희망을 보였다.

최원태가 올해 삼성에 강했던 점도 염 감독이 기대를 거는 이유였다. 최원태는 올해 삼성을 상대로 2경기 1승 ERA 0.64를 기록했는데 특히 대구에서 6이닝 무실점 쾌투로 승리를 따냈다. 염 감독은 "삼성을 상대로 긁히는 날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미소를 지었다.

두 팀 감독의 기대는 상반된 결과로 이어졌다. 박 감독의 바람처럼 사자 군단의 홈런이 폭발했지만 최원태는 무너지면서 염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13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 2024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1차전 LG 트윈스 대 삼성 라이온즈 경기. 3회말 무사 1, 3루 때 삼성 구자욱에게 3점 홈런은 맞은 LG 트윈스 선발 투수 최원태가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 타선은 1회말 가볍게 선취점을 뽑으며 방망이를 예열했다. 1사에서 윤정빈의 우익수 오른쪽 2루타, 구자욱의 내야 안타로 만든 1, 3루에서 르윈 디아즈의 중견수 희생 플라이로 득점했다.

3회말 본격적으로 방망이가 터졌다. 삼성은 김지찬, 윤정빈의 연속 안타로 만든 무사 1, 3루에서 구자욱이 최원태를 통렬한 3점 홈런으로 두들겼다. 시속 138km 컷 패스트볼을 통타, 비거리 125m 우월 아치를 그렸다. 올해 생애 첫 30홈런을 넘긴 구자욱은 팀 최다 홈런(33개)의 위용을 뽐냈다.

LG도 4회초 홈런을 뽑아냈다. 오지환이 삼성 선발 데니 레예스의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우중월 담장을 넘겨 1점을 만회했다.

하지만 다시 삼성이 홈런으로 압도했다. 김영웅이 4회 무사에서 최원태의 체인지업을 받아쳐 우월 솔로포를 그렸다. 최원태가 강판한 뒤 삼성은 5회초 1사 1루에서 디아즈가 LG 3번째 투수 김진성의 포크볼을 때려 오른 담장을 넘겼다. 7 대 1로 달아나는 쐐기포였다.

삼성은  7회초 흔들리기도 했다. 2사 만루에서 3차전 선발로 예상되는 좌완 이승현을 투입하고도 홍창기의 땅볼 때 1루수 디아즈의 어이없는 포구 실책으로 2점을 내줬다. 뒤이어 신민재의 좌선상 적시타까지 3점 차로 쫓겼지만 김윤수가 시속 150km가 넘는 강속구로 타점왕(132개) 오스틴 딘을 삼진으로 돌려세워 위기를 넘겼다.

13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 2024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1차전 LG 트윈스 대 삼성 라이온즈 경기. 7회초 2사 만루 LG 홍창기 타석 때 삼성 디아즈가 실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숨을 돌린 삼성은 7회말 이재현의 희생타로 1점을 보탰다. 8회말에도 LG 9번째 투수 김대현의 연속 폭투로 2점을 내며 승리를 예감했다. 삼성이 선발 전원 안타 등 장단 14안타로 10 대 4로 이겨 5전 3승제 시리즈의 서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구자욱은 승리를 사실상 결정지은 3점포 등 3안타 3타점 3득점 맹활약으로 경기 MVP에 선정돼 상금 100만 원을 받았다. 레예스는 6⅔이닝 1탈삼진 4피안타 3실점(1자책) 역투로 승리 투수가 됐다. 쐐기 2점 홈런에 결정적 실책 등 온탕과 냉탕을 오간 디아즈는 1회 결승타로 '농심 오늘의 한 빵' 상금 100만 원에 스낵을 받았다.

LG는 최원태가 3이닝 7피안타 5실점으로 무너진 게 뼈아팠다. 오지환이 홈런과 호수비로 분전했지만 역부족이었다. 7회초 상대 실책 속에 3점 차까지 추격하며 2차전을 위한 분위기 전환에 성공한 데 만족해야 했다.

두 팀은 14일 오후 6시 30분부터 같은 장소에서 2차전을 펼친다. 삼성은 다승왕(15승) 원태인이, LG는 다승 3위(13승) 디트릭 엔스가 선발 등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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