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생 상당수 '현역입대'에 박단 "軍의료 붕괴위기 정부대책 뭐냐"

37개 의대 軍휴학 허가받은 학생 1059명…작년 대비 7.6배 급증
대전협 비대위원장 "2~3년 후 이들 전역시 군의관·공보의 공백 어쩔 작정?"

4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 의대 전경. 황진환 기자

정부의 의과대학 증원에 반발해 강의실을 떠난 의대 남학생 대다수가 현역 입대를 자원한 것으로 추정됨에 따라, 향후 군의관 공백이 현실로 다가오자 전공의단체 대표가 정부에 '대책이 있느냐'고 되물으며 비판했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은 13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페이스북)를 통해 현역으로 군에 입대하는 의대생이 급증하면서 추후 군의관 및 공보의 수급 차질이 우려된다는 내용의 기사 링크를 공유했다.
 
박 위원장은 "군 의료체계 붕괴에 대한 김용현 국방부 장관의 대책은 무엇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올해 3월 군의관 824명, 공중보건의사 255명 등 총 1079명이 복무를 시작했다"며 "해마다 대략 1천여 명의 젊은 의사들이 군의관과 공보의로 선발되어 전방의 군부대와 도서산간 지역에 배치되어 왔다"고 말했다.
 
또 "(올 2월 이후) 전공의 수련을 포기한 이들 중 내년 3월 입영대상은 4353명이라고 한다. 이는 예년보다 4배나 많은 숫자"라며 "그동안 주로 전문의들이 군의관으로 우선 선발되었는데 내년 입영대상자의 경우 대부분 일반의라 향후 군 병원 등의 인력 운용에도 차질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박 위원장은 이어 "휴학한 학생들 역시 올해 2800명 이상 한꺼번에 현역병과 사회복무요원에 지원했고, 군 휴학 승인이 완료된 학생도 이미 1059명에 이른다"고 짚었다.
 
그는 "2~3년 후 이들이 전역하면 그 이후 군의관과 공보의 공백은 어쩌실 작정인가"라고 따져물으며, "할 얘기는 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덧붙였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이 13일 SNS에 올린 글. 페이스북 화면 캡처

앞서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전국 국·사립 의대 군 휴학 허가 인원'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기준 37개 의대(3곳은 자료 미제출)에서 군 휴학 허가를 받은 학생은 1059명에 이른다.
 
군 입대를 이유로 휴학한 의대생은 2021년 116명, 2022년 138명, 2023년 162명 등 줄곧 100명대를 기록했다가 올해 폭증했다.
 
올해 군 휴학 의대생은 지난해 대비 6.5배로 늘었고, 2021~2021년 평균치인 138.7명에 비해 7.6배 증가했다.
 
군 휴학 허가를 받은 의대생 상당수는 의대 증원에 반발해 수업 거부를 이어가는 동안 군 복무 문제를 해결하려 한 것으로 추정된다. 의료계 안팎에서는 의대생의 현역입대 증가 여파로 장차 군의관·공보의 수급이 끊겨 지역의료 공백이 더 심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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