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베이터 없는 영구임대…'타워팰리스 급' 재탄생 가능할까

지난 2021년 11월 서울 노원구 하계5단지를 현장점검한 오세훈 서울시장. 서울시 제공

엘리베이터도 없는 30년이 넘은 영구임대단지가 타워팰리스 급 공공주택으로 변모할 수 있을까. 노후 임대아파트를 정비해 고품질 임대주택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구상이 구체적인 사업계획으로 나왔다.
 
12일 서울주택도시공사(SH)에 따르면, 하계5단지와 상계마들단지는 현재 재정비사업계획(안)이 마련돼 오는 12월 2일까지 공고가 진행 중이다. 계획안 공고 기간 동안 주민설명회와 대면 협의 등이 진행되며, SH공사는 올해 안에 이를 마무리하고 사업계획 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다.
 
실제 사업에 들어가면 하계5·상계마들단지는 노후 임대아파트를 고품질 공공주택단지로 재건축하는 국내 최초의 사례가 된다.
 
재정비되는 아파트는 오 시장의 '서울 임대주택 혁신방안'에 따라 세대 내부에 시스템에어컨, 아일랜드 식탁 등 최신 인테리어와 고품질 제품을 적용하게 된다. 단지 내 도서관과 피트니스센터, 주민 카페 등 부대시설도 설치해 민간 아파트와 견줘도 손색없게 짓는다는 계획이다.
 
하계5단지 재건축 조감도. 서울시 제공

용적률 등에 혜택을 부여해 현재 640세대인 하계 5단지는 최고 47층, 1336세대로, 170세대인 상계마들단지는 최고 19층, 363세대의 단지로 변모하게 된다. 서울시는 추가로 늘어나는 세대의 일부는 신혼부부용 장기전세II인 '미리내집'으로 공급한다는 방침도 내놨다.
 
가장 큰 숙제는 기존 입주민들이다. 엘리베이터도 없는 노후 임대아파트라 주민들이 정비 필요성은 체감하고 있지만, 고령자가 많고 경제 기반도 취약하다보니 이사조차 엄두내기도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서울시 영상 캡처

공사는 '장기공공임대주택 입주자 삶의 질 향상 지원법'에 따라, 재정비사업계획안을 통해 기존 입주자에 대한 주거 이전비와 이사비를 지원하는 한편, 이주하는 주택의 임대료도 기존과 동일한 수준을 유지한다고 공고했다.
 
아울러 기존 입주자들은 재정비를 마친 새 아파트에도 우선 입주 권한을 부여받게 된다. 그러나 새 임대아파트는 기본 면적도 넓어지고, 고품질로 건축되기 때문에 임대료나 관리비 상승은 피할 수 없어, 이 또한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다.
 
상계마들단지 재건축 조감도. 서울시 제공

SH공사 관계자는 아직 재정비 후 임대료 수준은 결정되지 않았지만 기존 입주민의 경우 재입주 시 임대료 부담을 최대한 낮출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아울러 공사비가 크게 상승한 국면에서 대규모 재정비에 따른 재원도 마련해야 한다. 일부를 토지임대부분양 등 분양 물량으로 돌리더라도 임대료 상승폭을 억제할 경우 그만큼 국가나 서울시, SH공사의 재정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일단 국토교통부가 지자체 지원 예산으로 올해 114억 2천만원, 내년에 412억 4천만원 가량을 편성했고, SH공사도 추가로 공사채를 발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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