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다국적 마약 밀매 조직의 필로폰 밀반입에 협조했다는 의혹을 받는 인천국제공항 세관 직원들을 압수수색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영등포경찰서 말레이시아 마약 밀반입사건 수사전담팀은 전날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 30분까지 약 5시간 30분 동안 인천공항 세관을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압수수색은 피의자로 입건된 세관 직원 7명에 대해 이뤄졌다.
경찰은 이 세관 직원들을 마약류관리법 위반, 특정범죄가중법 위반,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직무유기 혐의 등으로 입건해 수사 중이다. 경찰은 작년 1월 이들이 국제연합 마약조직의 마약 밀반입을 도운 혐의를 포착해 수사해왔다.
앞서 경찰은 지난 4월 세관 폐쇄회로(CC)TV 확보를 위해 컴퓨터 등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두 차례 신청했지만 모두 검찰 단계에서 기각됐다. 다만 이번에 집행된 압수수색 영장 내용은 이전과는 다른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사건 경찰 수사를 둘러싸고 외압 의혹이 불거지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중간 수사 결과 언론 브리핑을 앞두고 당시 영등포경찰서 형사과장이던 백해룡 경정에게 서울경찰청 생활안전부장이던 조병노 경무관이 직접 전화를 걸어 세관 내용을 언급할지 여부를 확인했다. 조 경무관은 공식 수사 지휘 계통에 있지 않은 직위였다.
또 백 경정은 당시 영등포경찰서장이었던 김찬수 총경으로부터 "용산에서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전화를 받고 압박을 느꼈다고 주장했다. 이후 외압 의혹을 제기한 백 경정은 강서경찰서 화곡지구대장으로 좌천됐다.
조지호 경찰청장은 이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경찰청 국정감사에서 세관 마약 수사 외압 의혹과 관련해 "수사에 유의미한 진전이 있다"면서도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영등포경찰서 관계자도 "수사 중인 사안이라 압수수색 대상이나 내용에 대해서는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