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번 타자' 문보경(LG 트윈스)이 침묵하고 있다. LG의 플레이오프(PO) 진출을 위해서는 반드시 문보경이 살아나야 한다.
LG는 1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KT 위즈와 2024 프로야구 준PO 5차전 '최후의 승부'를 벌인다. 5판 3승제로 진행되는 준PO에서 LG와 KT는 4차전까지 2승씩을 나눠 가졌다.
2차전이 끝났을 당시 LG의 골칫거리는 터지지 않는 김현수와 문보경의 방망이였다. 당시까지 김현수는 포스트시즌 8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문보경도 안타가 없었다. 점수를 내기에 아주 좋은 기회들이 차려졌지만 문보경의 방망이는 헛돌았다. 특히 1차전 2 대 3으로 뒤진 6회말 1사 3루 찬스에서 당한 삼진이 아쉬웠다. 추격을 위한 절호의 기회였지만 허무하게 기회를 날렸고, 결국 경기는 2 대 3 패배로 끝났다.
다행히도 김현수는 3차전부터 부활의 조짐을 보였다. 6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김현수는 KT 투수 김민수를 상대로 올해 가을야구 첫 안타를 신고했다. 4차전에는 확실하게 해결사 역할을 해냈다. 2회 2사 후 상대 선발 윌리엄 쿠에바스의 6구째 슬라이더를 받아쳐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홈런을 뽑아냈다.
문보경은 이 와중에도 잠잠했다. 3차전 3회 2사 2, 3루 찬스에서도 헛스윙 삼진으로 돌아서는 등 4타수 무안타에 그쳤고, 4차전에서도 3타수 무안타 2볼넷을 기록했다.
현재까지 문보경은 포스트시즌에서 15타수 무안타에 머물러 있다. 준PO에서 10타수 이상 타석에 선 타자 중 안타가 없는 선수는 문보경이 유일하다.
운명의 5차전에서는 어느 때보다 활약이 필요하다. 4번 타자인 만큼 문보경에게 기회가 차려질 가능성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4차전 라인업을 기준으로 9번 타자 문성주는 가을야구에서 13타수 5안타 타율 3할8푼5리를 기록 중이다. 리드오프 홍창기도 타율 2할7푼8리(18타수 5안타)로 선전 중이고, 그다음 신민재(타율 3할7푼5리), 오스틴 딘(타율 2할9푼4리)도 활약을 펼치고 있다.
좋았던 타격감을 되살릴 필요가 있다. 문보경은 정규시즌 144경기에 모두 출전해 타율 3할1리(519타수 156안타)를 남겼다. 홈런은 22개를 날렸고, 101타점 80득점도 기록했다.
특히 시즌 후반기 4번 타자로 자리를 옮겼지만 곧장 제 몫을 다해냈다. 4번 타자로 처음 나선 지난 7월 10일 KIA 타이거즈전에서는 '대투수' 양현종을 상대로 홈런을 터뜨렸고, 같은 달 13일 한화 이글스전에서도 4타수 1홈런 3안타를 기록하는 등 맹타를 휘둘렀다.
작년 한국시리즈에서는 5경기 17타수 1홈런 8안타 4타점 4득점 타율 4할7푼1리로 맹활약하고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올해 전까지 문보경은 통산 포스트시즌 타율 3할8푼6리를 기록했다.
4번 타자 문보경이 살아나 팀을 PO로 이끌 수 있을까. 이날 KT 선발 마운드에는 우완 엄상백이 오른다. 올해 문보경은 엄상백을 상대로 5타수 2안타 타율 4할로 나쁘지 않은 성적을 거뒀다.
홈런을 기록한 좋은 기억도 있다. 문보경은 8월 30일 경기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전에서 4회 2사 후 엄상백의 2구째 슬라이더를 통타해 비거리 130m짜리 대형 중월 솔로포를 터뜨린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