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감독은 10월 2026년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3, 4차전(요르단, 이라크)에 나설 명단을 발표하면서 9월 명단에서 7명을 바꿨다. (추후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의 대체 선수로 합류한 홍현석(마인츠)까지 포함하면 8명이다.)
K리그 젊은 피가 빠지고 젊은 유럽파가 대거 합류했다.
백승호(버밍엄 시티), 배준호(스토크 시티), 권혁규(하이버니언), 오현규(헹크)가 호출됐다. 9월에도 합류했던 엄지성(스완지 시티)도 다시 한 번 선택을 받았다.
이유는 분명했다. 10월 A매치 일정은 중동 원정으로 시작한다. 요르단 원정 후 오는 15일에는 이라크와 홈 경기를 치른다. 유럽파의 경우 요르단 현지로 바로 합류한다. 영국, 벨기에 등과 요르단의 시차는 1시간에 불과하다. 선수들의 시차 적응과 컨디션을 우선한 선택이었다.
홍명보 감독도 명단 발표 당시 "첫 경기가 원정, 그 다음이 홈 경기다"라면서 "선수들의 시차 적응과 컨디션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유럽에서 오는 선수들이 더 나은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명보 감독의 선택은 딱 맞아떨어졌다. 부상이라는 변수가 있었지만, 젊은 유럽파들이 맹활약했다.
엄지성은 전반 23분 부상을 당한 황희찬(울버햄프턴 원더러스) 대신 투입됐다.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스완지 시티에서 주전으로 자리 잡은 힘을 보여줬다. 전반 38분 과감한 돌파로 선제골의 시발점이 됐고, 전반 44분에는 슈팅까지 때렸다. 후반 6분 부상으로 쓰러졌지만, 임팩트를 보여줬다.
배준호와 오현규는 눈부셨다.
배준호는 이미 챔피언십 스토크 시티에서 에이스로 활약하고 있다. 9월 A매치 때는 부상 여파로 제외됐지만, 이번에는 뽑혔다. 움직임이 가벼웠다. 손흥민의 자리인 왼쪽 측면을 뒤흔들었다. 측면에서 가운데로 들어오는 돌파도 날카로웠다.
오현규도 벨기에 헹크 이적 후 살아났다. 선발로 나선 주민규(울산 HD)와 달리 빠른 스피드를 활용해 계속 침투를 시도했고, 후방에서 올라온 공중볼도 계속 따냈다. 수비에도 적극 가담하며 리커버리 5회를 기록했다.
무엇보다 둘은 1-0으로 앞선 후반 23분 추가골을 합작했다. 오현규가 배준호에게, 배준호가 다시 오현규에게 공을 넘겼다. 오현규는 가벼운 발놀림으로 수비수를 제친 뒤 골문을 열었다. 배준호의 어시스트, 그리고 오현규의 A매치 데뷔골이었다.
여전히 홍명보 감독 선임 논란, 그리고 자질 논란은 뜨겁다. 하지만 요르단 원정을 위한 홍명보 감독의 선택은 분명 옳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