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영'으로는 아직 부족하다.
tvN·티빙 드라마 '손해 보기 싫어서'에서 자신을 제대로 내려놓은 배우 신민아는 "웃음을 '더' 주고 싶다"고 나긋나긋하게 말했다.
구체적인 장르도 언급했다. 지금도 화제가 되는 '순풍산부인과' '거침없이 하이킥' 등 시트콤 장르를 꼽았다.
최근 서울 강남구 신사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신민아는 "이왕 이렇게 된 거 진짜 코미디를 하고 싶다"며 "재미있을 것 같다"고 차분히 밝혔다.
그러면서 "시트콤이라는 장르는 에피소드마다 이야기의 힘이 있다"며 "이야기를 통해 웃음을 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신민아가 시트콤에 관심을 두게 만든 '손해 보기 싫어서'는 가짜 결혼식을 올린 손해영과 김지욱(김영대)이 이후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를 담은 로맨틱 코미디(로코)다.
여기에 손해영은 손해 보기 싫어하는 계산적이면서도 솔직한 인물로 나온다.
신민아는 대본을 접했을 때부터 손해영의 매력에 끌렸다고 한다. 오히려 손해영을 떠올리며 시대가 많이 달라졌다고 느꼈단다.
그는 "그동안 로코를 촬영하면서 다양한 주체적인 여성 캐릭터를 많이 맡았는데, 과감하게 표현하는 손해영을 보며 시대도 많이 변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손해영만의 표현을 꼭 하고 싶었다"며 "이전에 했던 배역과도 차별화될 것 같았다"고 떠올렸다.
다만 "거친 비속어보다 대사량이 많아서 부담이었다"며 "과거 로코에서는 현실적인 대사가 많았다면 해영이의 대사는 명언에 가까워 처음에 익숙하지 않았다. 손해영만의 색을 입혀 단어의 맛을 살리기 위해 표현하려고 신경썼다"고 덧붙였다.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는 김지욱이 손해영을 위해 준비한 편의점 프러포즈 장면을 꼽았다.
해당 장면은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하던 김지욱이, 손해영이 좋아하는 젤리로 반지를 만들어 프러포즈하는 내용이다.
신민아는 "젤리가 좀 많긴 했지만, 연하남의 귀여운 모습이었다"며 "김지욱의 모습에 많은 분들이 열광해 너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고 웃었다.
촬영 현장에서 즉흥적으로 대사를 한 비화도 나왔다. 손해영이 부당한 인사 발령에 불만을 터트리며 비속어를 내뱉은 장면이다.
입 모양을 가리고 음소거 처리됐지만, 해당 장면은 온라인에서 눈길을 끌었다. 신민아는 "그거 그냥 제가 한 거 같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또 김지욱이 손해영을 옥상에서 밀어 떨어뜨리는 상상 장면에서 나온 손해영의 손가락 욕설 역시 신민아의 작품이었다. 그는 "재미있을 거 같아 감독님에게 얘기했는데 좋아해 주셔서 (해당 장면을) 천천히 보여주시더라"고 웃었다.
끝으로 신민아는 1년 동안 정든 손해영을 떠나보내는 소감을 밝혔다.
"지난해 10월부터 촬영을 했으니 이제 해영이를 떠나보내야 할 때죠. 좋아했던 작품이 끝나 시원섭섭한 마음이에요."
그는 그러면서 "인물마다 갖고 있는 이야기가 평범하지 않고 깊은 감정선을 건드리는 작품"이라며 "로코 장르로 잘 풀어낸 드라마라 생각한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