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품수수·성범죄 의혹' 김진하 양양군수 입건, 경찰 압수수색(종합)

김진하 양양군수. 양양군 제공

경찰이 여성 민원인을 상대로 부적절한 행동과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김진하 강원 양양군수를 입건하고 강제수사에 나섰다.

10일 강원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이날 오전부터 양양군청 김 군수의 집무실과 비서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한 데 이어 김 군수 자택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경찰은 이날 김 군수의 휴대전화와 관련 서류 등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김 군수를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위반과 뇌물수수, 강제추행 혐의로 입건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군수에게 금품을 전달한 것으로 지목된 민원인 A씨는 참고인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았으며 김 군수에게 금품을 전달한 사실을 시인하면서 뇌물공여 혐의로 입건됐다.

김 군수는 지난해 12월 도내 한 카페와 주차장 등에서 민원인 A씨의 앞에서 바지를 내리는 등 부적절한 행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 측은 민원과 관련해 김 군수에게 수시로 금품을 제공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진하 양양군수 압수수색 중인 경찰. 연합뉴스

자치단체장의 성 비위 의혹과 금품 수수 문제가 불거지자 지역 사회에서는 김 군수에 대한 사퇴 요구와 주민소환까지 추진되는 등 파장이 커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강원도당은 지난 9일 논평을 통해 "김진하 군수는 더 이상 군수라는 직책 뒤에 숨어 뻔뻔하게 집무실을 지키며 양양군민을 기만하지 말고 즉각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자신을 둘러싼 각종 범죄 의혹에 대해 단 한 마디의 사과도 없이 침묵으로 일관하는 것은 양양군민을 무시하는 처사이며 양양군민의 자존심을 짓밟는 행위"라며 "군수에 의해 짓밟힌 군민들의 자존심과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군민들이 직접 발 벗고 나설 수밖에 없는 현실이 너무나 안타깝다"고 비판했다.

진보당 강원도당과 사회민주당 도당도 논평 등을 통해 김 군수의 즉각적인 군수직 사퇴 촉구에 나섰다.

미래양양시민연대는 양양군선거관리위원회에 김진하 양양군수에 대한 주민소환 투표 청구를 완료했다고 지난 8일 밝혔다. 미래양양시민연대 제공

미래양양시민연대는 최근 양양군선거관리위원회에 김 군수에 대한 주민소환 투표 청구를 완료했으며 청구 이유로 민원인과 성 비위, 금품 수수, 인사 비리 의혹 등을 꼽았다.

주민소환제는 주민 15% 이상이 찬성할 경우 주민 투표를 실시해 결과에 따라 선출직 공무원을 해직할 수 있는 제도다. 지난 4·10 총선 당시 양양지역 유권자 수는 2만 5233명으로 이를 기준으로 하면 약 3780여 명의 주민이 소환투표에 찬성할 경우 주민소환제가 발효된다.

김동일 미래양양시민연대 대표는 "온갖 추문과 비리설에도 사죄와 부끄럼 없는 행동으로 군과 군민의 명예를 실추했다"며 "군민 스스로 군민의 자존심과 명예를 지키려 한다"고 말했다.

양양군청 홈페이지에도 김 군수의 사퇴를 요구하는 게시글이 잇따르고 있다. 자유게시판에는 "민원인 앞에서 바지를 내린 것이 사실입니까. 사퇴가 아닌 파면을. 믿었던 군수에게 당했습니다" 등 김 군수의 사퇴를 촉구하는 수십 건의 게시글로 가득 차 있다.

김 군수는 일부 의혹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공식적인 입장 표명은 하지 않고 있다. 김 군수는 지난 달 30일 '일신상의 이유'로 국민의힘을 탈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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