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사무장 병원'을 운영하며 발달지연 아동 보험금 수십억 원을 부당 청구한 남매가 유죄를 선고 받았다.
부산지법 형사7부(부장판사 신헌기)는 의료법과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사무장 병원장 A씨와 남동생 B씨에게 각각 징역 3년 6개월과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고 10일 밝혔다.
사무장 병원 개설에 가담한 소아과 전문의 4명에게도 각각 벌금형과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A씨 등은 지난 2021년 1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부산진구와 경남 양산시에 사무장 병원을 개설해 27억 원 상당의 보험금을 부당지급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에 따르면 A씨는 발달지연 아동을 대상으로 한 사설 언어치료 센터를 운영하던 중 병원을 개원해 언어치료를 하면 환자들이 고액의 치료비용을 실비 보험금으로 청구할 수 있어 다수의 환자를 유치할 수 있다는 점을 노려 범행을 계획했다.
이후 사무장 병원을 개설해 언어치료 관련 진료 능력이 없는 소아과 전문의를 고용하고, 의사가 발달지연 아동을 진료한 것처럼 꾸며 보험금을 챙겼다.
의료면허가 없는 A씨와 언어재활사 등이 언어치료 관련 의료행위를 실질적으로 주도하고, 의사들은 A씨의 지시에 따라 진단서와 진료 기록지를 옮기기만 한 것으로 확인됐다.
재판부는 "보험사기 범행은 보험이 갖는 사회적 기능을 해하고, 의료의 질을 떨어뜨리는 등 사회적 폐해가 큰 범죄이므로 엄벌해야 한다"며 "A씨는 적극적으로 의료인을 찾아 범행을 저질렀고, 피해 회사들은 피해 대부분을 회복하지 못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