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되면 제 탓입니다" 리딩에 수비까지…업그레이드 문정현

KT 문정현. KBL 제공

컵대회를 치르는 KT에서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문정현이다.

지난 시즌 신인 드래프트 1순위. 다만 첫 시즌에는 큰 임팩트를 주지 못했다. 하지만 두 번째 시즌을 앞두고 업그레이드를 꿈꾸고 있다. KT 송영진 감독도 문정현에게 여러 역할을 부여했다. 컵대회가 시험 무대인 셈이다.

일단 허훈이 아닌 문정현이 공을 가지고 하프라인을 넘어오는 상황이 많아졌다. 단순한 공 운반이 아니라 1번(포인트가드) 역할도 맡았다. 8일 LG전에서도 어시스트 7개를 기록했다.

문정현은 "지난 시즌까지 감독님께서 내가 드리블을 할 수 있는 것을 몰랐다. 연습 때 많이 보여줬다. 훈이 형 혼자 포인트가드다. 드리블을 할 수 있는 사람 중 포워드는 나 뿐이라 생각해서 보조 리딩을 해달라고 하셨다"면서 "대학 때 많이 해봐서 지금 색깔이 좋고, 편하다"고 말했다.

수비도 만점이었다. 자신감이 붙었다. 하윤기가 뛰지 않을 때는 4번(파워포워드) 수비까지 책임졌다.

문정현은 "내 입으로 말하기는 좀 그런데…"라면서도 "솔직히 다 보이는 것 같다. 선수들 하이라이트를 몇 번씩 돌려보면서 특징을 찾았다. 그게 맞아들어가니까 더 수월한 것 같다. 예를 들면 레이업 상황에서 잘 붙이는 선수가 있고, 미드레인지를 쏘는 선수가 있다. 눈을 보면 떨리는 선수도 있다. 그런 것까지 보고 한다"고 설명했다.

물론 숙제도 있다. 지난 시즌에도 약점으로 지적됐던 슛이다. 컵대회 두 경기를 치르면서 아직 3점슛을 성공하지 못했다.

문정현은 "슛을 더 자신 있게 올라갔어야 하는데 안 들어가니까 (주저했다)"면서 "(문)성곤이 형이 그랬다. 수비를 하다 보면 슛 밸런스가 깨진다. 체력도 완벽하게 만들어 슛 성공률도 높여야 한다. 수비에 힘을 써서 체력이 너무 없다. 내가 부족한 점"이라고 강조했다.

문정현의 장점은 다재다능함이다. 다만 다재다능함이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

문정현도 "1~4번을 다하게 됐다. 복이라고 생각한다. 키가 엄청 크지도, 작지도 않기 때문에 그래야 살아남는다. 다재다능함이 장점이 될 수도, 단점이 될 수도 있다. 잘 살려야 한다"면서 "지난 시즌은 부담도 됐고, 주위 시선을 못 이겨냈다. 이번 시즌은 내가 열심히 해서 안 되면 내 탓이다. 열심히 했으니 자신 있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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