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업기술진흥원(원장 안호근)은 지역 농특산물을 이용해 부가가치가 높은 농산물 가공 기술을 지닌 농산업체를 발굴하고 사업화 자금과 투자유치, 컨설팅, 마케팅 등을 지원해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충남 천안에서 100% 국내산 배 증류 원액을 사용해 자체 개발한 첨단 양조 기술을 활용해 1개월 만에 4년산 주류의 풍미를 지닌 프리미엄 고도수 증류주를 국내 최초로 개발한 농산업체가 있어 주목받고 있다. 이 농산업체는 KAIST 출신의 이동헌 대표와 증류주 양조 명인이 함께 운영하는 '랩투보틀'로 2023년 한국농업기술진흥원이 육성하는 농식품 기술창업 육성기업에 선정되면서 주목받는 스타트업이다.
증류주 제조 공정에는 이 업체가 자체 개발한 능동적 숙성기술인 '액티브 에이징' 기법이 적용됐는데, 이 기술을 적용하면 1개월 만에 4년 이상 숙성한 주류의 풍미를 구현할 수 있다. 이번에 개발해 첫선을 보인 배 증류주는 알코올 도수 40%의 고도주이면서도 배 원료의 달콤한 향과 깔끔한 맛이 좋은 고급 증류주로 평가받고 있어 K-증류주의 대중화와 세계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500ml 증류주 한 병을 생산하는 데는 6개의 배가 소요돼 증류주 소비가 증가하면 추석 이후 남아도는 배의 소비를 촉진하여 농가의 어려움도 덜어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전통주 시장 규모는 2018년 456억 원에서 2020년 627억 원, 2022년 1,629억 원 규모로 4년 동안 약 4배나 성장했다. 지역 농산물로 만든 전통주 시장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천안의 유명한 배를 활용해 국내 최초로 프리미엄 증류주를 개발하는 데 성공해 배 소비 촉진과 지역 명품 술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개발된 배 증류주는 이번 추석을 앞두고 온라인 마켓 등을 통해 정식 출시했는데 가격은 고급 패키지 상자 포함 86,000원임에도 추석 선물용으로 주문이 많이 들어 올 정도로 인기를 끌어 기대감을 높였다.
이동헌 랩투보틀 대표는 "대한민국 배로 만든 숙성 증류주가 세계 주류 시장에서 인정받아 자랑스럽다"며 "앞으로 K-술의 기술혁신과 세계화로 대한민국 술의 위상을 높여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국농업기술진흥원 안호근 원장은 "지역에서 생산되는 배를 이용해 부가가치가 높은 전통주를 생산하는 농산업체를 적극 발굴하고, 이들이 성공하도록 사업자금과 투자유치, 마케팅, 컨설팅 등 지원을 확대하여 농산업 발전을 뒷받침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