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는 안정, 가계빚은 불안…10월 기준금리 내릴까

물가안정, 내수 부진 지속…집값‧가계대출은 여전히 불안
전문가 "성장 둔화 우려 커져, 인하로 대응할 것"…인하 전망 우세
9월 5대 은행 일평균 주담대 역대 최대…"11월에 내릴 수도"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사진공동취재단

내수 부진과 가계대출 불안이 지속되는 가운데 한국은행이 이번주 기준금리를 0.25%p 인하할 것이라는 관측이 늘어나고 있다.

시장에서는 가계부채 증가세가 잡혔다고 보기 어렵지만 내수 회복을 위해 한은이 금리 인하를 선택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오는 11일 통화정책 방향 회의를 열어 10월 기준금리를 결정한다.이날 회의에서 실제로 피벗(통화정책 전환)이 이뤄지면, 2021년 8월 시작된 통화 긴축 기조가 3년2개월 만에 종료되는 셈이다.

물가 안정‧내수 침체 지속…금리 인하 압력 ↑

최근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1%대까지 떨어지는 등 물가 안정세가 유지되고 내수 침체가 이어지면서 금리 인하 압력이 커지고 있다.

특히 미국까지 지난달 빅컷(0.50%p 인하)에 나선 만큼 한은이 더 이상 인하를 미룰 수 없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한은이 내수 회복을 위해 이번주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의견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를 하회하는 등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관련 우려는 약해졌지만, 점차 성장 둔화의 우려가 커지는 만큼 한은도 금리 인하로 대응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박정우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9월 1.6%로 한은 목표치(2%)를 밑돌기 시작해 긍정적"이라며 "하지만 경기의 경우 내수가 부진한 가운데 수출 증가율까지 앞으로 둔화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하방 압력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가계 빚 데이터 더 확인, 11월 이후 vs 내수부진 고려, 10월 인하

황진환 기자

관건은 가계부채다. 지난달 가계부채 증가 폭은 월간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던 전월보다 5조6029억원 줄었지만 추석 연휴 등을 감안할 때 아직 증가세가 잡혔다고 보기는 어렵다는게 한은 판단이다.

지난달 말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 잔액은 730조9671억원으로, 8월 말(725조3642억원)보다 5조6029억원 늘었다. 월간 최대 기록이었던 8월(+9조6259억원)보다 증가 폭이 4조원 정도 줄었다.

주택 구입 목적 개별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5대 은행에서 9월 한 달에만 새로 10조3516억원이 취급됐다. 하루 평균 3451억원 규모로, 8월(3596억원)보다 4% 정도 적지만 추석 연휴 사흘을 빼면 평균 3934억원으로 8월에 이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그러나 가계부채 증가세와 무관하게 내수 부진 등을 고려할 때 기준금리를 인하할 때가 됐다는 의견이 나온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가계부채나 부동산 가격은 통화정책이 아닌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나 부동산 정책으로 잡아야 한다"며 "금리를 낮춰도 가계부채와 부동산 가격은 잡히지 않을 텐데 내수침체 비용만 늘릴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다만 금리 인하가 가계대출과 수도권 집값에 다시 불을 붙일 수 만큼, 관련 데이터를 충분히 확인한 뒤 11월 이후로 금리 인하를 미뤄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민지희 미래에셋증권 채권 애널리스트는 "정부도 부동산 안정을 위해 가계대출을 조이는 상황에서 한은이 바로 10월에 금리를 낮추는 것은 정책 엇박자로 보일 수도 있기 때문에 한은이 좀 더 추이를 확인하고 11월에 인하하는 게 좀 더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한은이 연내 한 차례, 내년 상반기 두 차례 등 내년 상반기까지 0.25%p씩 세 차례, 총 0.75%p 정도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해 10월 1회, 내년 상반기 2회 낮추고 하반기 동결해 2.75% 수준에서 유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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