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순천에서 10대 여학생을 흉기로 살해한 박대성이 "(범행 당시) 소주 4병을 마셨다"고 한 진술이 거짓으로 드러나면서, 그의 진술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경찰이 지난달 28일 순천시 조례동에 있는 박 씨의 가게를 압수수색한 결과 박 씨가 술을 마셨다고 한 식당에서는 소주 두 병만 확인됐기 때문이다.
경찰이 식당을 수색한 당시 식탁에는 소주병 2병만 비워져 있었고, 같이 세워져 있던 나머지 두 병은 비워지지 않은 채 있었다.
그러나 박 씨는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 출석 전 경찰 조사에서 "소주를 4병 정도 마셔서 (범행이) 기억나지 않는다"며 "(범행은) 부인하지 않는다"고 진술한 바 있다.
경찰에 따르면 박 씨는 범행 전날인 지난달 25일 오후 9시쯤 자신의 가게에서 혼자 술을 마시다 자정쯤 흉기를 들고 나와 배회하기 시작했다. 이후 한 택시 기사와 짧은 대화도 나눴다.
범행 20분 전 박 씨의 형이 동생이 자살할지도 모른다고 신고를 해 출동한 경찰과 5분간 면담을 진행했다. 그리고는 길을 가고 있는 여학생을 800m 따라가 살해한 것이다. 범행을 저지른 이후에도 흉기를 가린 채 술집과 노래방 등 여러 곳을 들른 것으로 확인됐다.
박 씨는 같은 날 오전 2시쯤 행인과 다툼을 벌이다 경찰에 긴급체포됐으며, 지난 4일 살인 혐의로 검찰에 구속 송치됐다.
또 전남경찰청은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를 열고 범행의 잔인성과 피해의 중대성이 인정된다며 박대성의 신상정보를 공개했다.
검찰은 박대성을 상대로 계획적 살인 여부와 실제 정신질환이 있는지 등 구체적인 범행 동기를 규명해 재판에 넘길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