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면 부모도 행복해져"

<로드인터뷰_사람꽃> 서귀포중앙교회 강자경 사모
GPS(Good Parenting School) 좋은 부모 학교 운동 전념
성경 가치관으로 아이 키우면 부모도 행복
'좋은 부모 학교 운동본부' 출범도 준비
경쟁에 놓인 아이들 행복의 길로 이끄는 교육

본인 제공

삶이 아름다운 크리스천을 만나는 시간, 로드인터뷰 사람꽃. 오늘은 서귀포중앙교회 강자경 사모를 제주CBS 김영미 PD가 만나봅니다.

◆김영미> 제주에 오신 지 얼마나 되셨습니까.

◇강자경> 지난해 11월 첫 주에 이사를 왔으니 곧 1년이 됩니다.
 
◆김영미> 사모님은 이 교회 출신이죠.

◇강자경> 네. 그래서 느낌이 남다릅니다. 감사한 마음도 크고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37년 만에 목회자 아내로 다시 돌아왔는데요. 성도님들이 반갑게 맞아주셔서 큰 힘이 됐습니다.
 
어릴 때 제가 닮고 싶다고 생각했던 성도님들이 중직자가 돼서 교회에서 중요하고 건강하게 사역을 펼치고 있어서 너무 반가웠습니다.

◆김영미> 사모님은 신학뿐만 아니라 전공이 다양하던데요.
 
◇강자경> 제가 청소년부였을 때 선생님이 '너는 교사하면 참 잘할 것 같다'라는 말씀을 하셨는데요. 학교 선생님보다는 요람에서 무덤까지 교육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고, 그게 교회 목회자였습니다.

그래서 기독교 교육을 전공했는데요. 4학년 말 졸업하기도 전에 서울의 모 교회에 어린이 사역을 하러 가게 됐습니다. 어린이 사역을 하다 보니 유아교육을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대학원에서 유아교육을 전공했고, 세계 여러 나라의 교육 방법론 등을 공부하고 강의도 했습니다.
 
그 후에는 조금 더 공부하고 싶어서 박사과정에서 아동가족학을 했고요. 학교 강의와 부모 교육운동을 하다 보니까 청소년부 시절에 서원했던 기도가 생각났습니다. 그래서 최근에 신대원을 다시 다녔습니다. 올 2월에 졸업했습니다.
 
◆김영미> 서귀포중앙교회에 와서 새 가족 성경공부반을 맡게 됐죠. 보람이 크다면서요.

◇강자경> 새 가족 성경공부반은 우연히 맡게 됐는데요. 우리 교회는 누구도 예외가 없습니다. 다른 교회에서 장로였다고 해도 서귀포중앙교회에 등록하면 4번을 저와 만나야 합니다. 참 의미 있고 행복한 시간입니다.

사실 장로님 권사님으로 사역하다가 새 가족 공부하기가 민망하고 불편하잖아요. 하지만 열심히 행복하게 참여하신 부부가 있습니다. 끝나는 마지막 시간에는 새 가족 성경공부를 너무 잘한 것 같다는 말씀도 주셨습니다.
 
우리 교회는 바나바 사역이 있거든요. 성경공부와 더불어 바나바들이 7주간을 새 가족과 동행하면서 교회를 소개하고, 안내하면서 교회에 잘 정착할 수 있도록 도와요.

목사 아내인 제가 새 가족을 만나 성경공부를 하니 이점이 더 많은 것 같아요. 먼저 새로 등록한 사람들을 4주간 만나니 친밀감이 형성되고, 낯설지가 않은 거예요. 교회 적응도 빠르게 하십니다. 그래서 이 사역을 하면서 감사와 보람을 느낍니다.
 
◆김영미> 사모님은 GPS 좋은 부모 학교교육을 진행 중인데요. 서귀포중앙교회에서 섬김이도 양성했죠.

◇강자경> 15명이 섬김이로 지원하여 섬김이 교육과정을 마쳤고, 그후 1기 교육생으로 20명이 지원하여 지금 교육과정 중에 있습니다. 15명의 섬김이가 20명의 교육생 교육과정을 돕고 있습니다.

서귀포중앙교회 좋은부모(양육자)학교 1기 강의중. 강자경 사모 제공

◆김영미> GPS 좋은 부모 학교운동을 오랫동안 해온 걸로 아는데요. 이 운동이 서귀포중앙교회에서 이어지는 건가요.
 
◇강자경> 서귀포중앙교회에 오기 전에 수원의 한 교회를 섬겼는데요, 그 교회에 부임했을 때 왜 하나님이 나에게 다양한 공부를 시키셨는지, 다양한 나라를 보게 하셨는지 알게 됐습니다. 그 교회는 평균 연령이 낮은 교회였고요. 보기 드물게 아이가 많은 교회였습니다. 그런데 아이와의 관계에서 어려워하는 부모들이 있었습니다.
 
이 부모들이 제가 목사의 아내이고 관련 전공을 했기 때문에 기도 부탁도 하고 상담하려고 왔습니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서 우리나라의 교육 제도가 아이들과 부모들을 불행하게 만든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입시와 성적으로 자녀들을 대상화하고 다른 아이와 비교하며 만족하지 못해 가족 모두가 아픈 거예요.

그래서 엄마들에게 성경적으로 아이들을 양육하는 방법을 알려줘야 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성경적으로 아이들을 양육하면 아이도 행복하고 부모도 행복할 테니까요. 교회에 다닌다 해도 지금 우리의 삶은 그리스도의 가치관이 아닌 사회에서 추구하는 물질적인 가치관에 따라 움직이고 있거든요.
 
그래서 빨리 엄마들을 성경으로 눈을 돌리게 해야겠다고 생각해서 좋은 부모 학교운동이 시작됐습니다. 굿 페어런팅 스쿨 (Good Parenting School) 앞 글자를 따서 'GPS 좋은 부모 학교운동'이 됐습니다. 그때 시작된 운동을 10년 했고요. 지금 서귀포 중앙교회에서 2막이 시작된 겁니다.
 
직접 쓴 좋은 부모 학교 교육의 지침서. 강자경 사모 제공


◆김영미> GPS 좋은 부모 학교 커리큘럼도 직접 만든 건가요.

◇강자경> 현장 목소리에 귀를 많이 기울였습니다. 아이들이 어떻게 하면 하나님의 자녀로 잘 살아갈 수 있게, 하나님과 연결되어서 살아갈 수 있도록 도울 것인지 고민과 기도를 하며 프로그램을 만들었습니다.

부모들이 원하는, 아이와 소통하는 소통법 강의도 있고, 아이들을 훈계하는 강좌, 발달 단계에 맞는 환경과 교육 방법을 제공하기 위한 강의도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건 성경적인 아동관, 인간관을 점검하고 마음에 새겨야 한다는 겁니다. 그래서 그리스도인은 달라야 한다는 거죠. 하나님이 우리에게 아이를 보낸 이유가 무엇인지 질문을 하게 하는 겁니다.

그리고 아이들의 발달에 대해서도 알아야 하고, 소통하는 방법과 훈계,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 세상에 대해도 예측해 봅니다. 그리고 건강하게 자녀를 떠나보내야 한다는 것을 마지막에 강의하지요. 즉 일반적인 부모와 다른 교육을 해야 하고 성경적인 가치관을 가지고 살아야 한다는 것들이 10강 주제들에 채워져 있습니다.

◆김영미> 그럼 우리는 왜 기독교 부모 교육을 받아야 할까요.
 
◇강자경> 세상의 교육을 우리가 들여다볼 때 참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성적으로 줄 세우기, 입시 위주의 교육으로 인해 학교와 학원을 뺑뺑이 돌며 하루를 버겁게 살아가는 아이들은 현재의 행복함을 누리지 못해요.

그런데 그렇게 공부하고 좋은 학교 가서 졸업하면 또 어려운 취업시장을 마주해야 합니다. 그러면서 상위 몇 프로를 제외한 아이들은 늘 '난 불행하다' '나는 패배자야' 하는 마음으로 이 세상을 살아갑니다.
 
너무 마음이 아픕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 받았습니다. 하나님의 자녀로 존재 자체로 존중받고 행복하게 살아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 아이들이 서로 경쟁하고 서로 원망하고 서로 밟고 올라가야 하는 사회를 살고 있는 거잖아요. 이런 교육은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리게 됐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제는 방향을 바꿔서 아이들이 지금도 행복하고 커서도 행복하고 부모가 돼서도 행복한 사회를 만들어야 된다고 보고요. 그러기 위해서는 부모들부터 방향을 바꿔야 되고 부모가 먼저 행복해져야 할 거라 믿습니다.
 
◆김영미> GPS 좋은 부모 학교교육에 동참할 방법이 있습니까.

◇강자경> 저희는 열어놨습니다. 꼭 교회를 다니지 않더라도 이 교육이 필요하신 분들은 언제든지 환영합니다. 처음 이 운동을 한다고 했을 때 많은 분들이 자조 섞인 말투로 '그게 가능할까, 그게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을까'라는 얘기를 했는데요.

'계란으로 바위 치기'라는 말을 할지라도 계속 던지다 보면 흔적이라도 남지 않을까요. 그래서 우리가 목소리를 내 보는 거죠. 함께 하려고 문을 두드리는 분들을 환대합니다. 연대해서 이 교육을 하는 분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부모 학교교육 운동을 우리 교회와 지역을 넘고 우리나라를 넘어서 우리가 선교하는 선교지까지 넓히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그래서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서로 손을 잡고 연결하여 격려하면서 함께 가자고 하고 싶습니다.
 
제가 몽골에 가서 신학대학원에서 강의를 두 학기 했는데요. 제 강의를 통역하던 사모님이 신대원 과정 교육을 마치면 다시 와서 부모 교육을 해달라는 요청을 하셨습니다. 몽골은 겨울이 길잖아요. 게르에서 긴 겨울을 보내다 보니까 아빠들은 술을 많이 마시게 되고 그러다가 가정폭력이 뒤따라오면서 가정의 붕괴가 일어난다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선교지 곳곳에서 마주하는 부모자녀 문제는 어디나 심각하더라고요. 그런 측면에서 이 운동이 전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는 운동이 될 거란 생각이 듭니다.

◆김영미> 혹시 눈에 띄는 성과가 있었을까요.
 
◇강자경> 너무 많죠. 그때를 생각하면 가슴이 뭉클하고 어떨 때는 소름이 돋기도 합니다. 아기를 출산하고 너무 힘든 엄마였어요. 아이를 임신했을 때는 하나님이 주신 선물에 감사하며 잘 길러보리라 다짐을 했는데요. 아이가 태어나서 잠을 안 자는 거예요.

그래서 엄마의 체력에 한계가 느껴지면서 너무 힘들어했고 경단녀가 될 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커졌습니다. 그때 저에게 상담을 청했어요. 그래서 이 분과 같은 또래의 엄마들을 모아서 시작한 활동이 '엄마랑 아가랑' 프로그램이었어요.
 
아이와 어떻게 애착놀이를 할 건지, 어떻게 아이를 있는 그대로 바라봐 줄 건지, 어떻게 아이에게 좋은 놀잇감을 만들어 줄 것인지, 몇 주 동안 나누고 함께 하면서 지역 주민도 아이를 데려오는 선교원으로 발전을 했습니다.
 
또 한 사례는 초등학교 아이 엄마였어요. 수업시간에 전혀 참여하지 않고 선생님이 아이와의 관계에 어려움을 느끼면서 엄마를 호출한 건데요. 병원도 데려가고 발달센터도 가고 여러 가지 치료도 받으라고 하니까 엄마의 마음이 무너진 거죠. 어릴 때부터 책도 많이 읽고 똑똑한 아이였거든요.

그래서 우리들은 이 아이를 숲으로 데려갔습니다. 이렇게 '숲에서 놀자'를 토요일마다 했어요. 그랬더니 굉장히 많이 달라졌고요. 이제 청소년이 됐습니다. 아이의 상황보다도 엄마가 아이를 그대로 바라보는 훈련이 돼서 부모의 마음이 편안해진 것이 더 큰 변화였죠.
 
'우리 아이를 경쟁 속에 놓지 않고 우리 아이가 타고난 그대로 존중하자, 있는 그 자체로 우리가 존귀하게 생각하자' 이런 마음을 갖게 되니까 엄마가 굉장히 마음이 편해진 거죠. 이렇게 수도 없이 많은 사례가 있습니다.
아이와 함께 한 숲 나들이. 강자경 사모 제공

◆김영미> 서귀포중앙교회에서 2막이 시작됐는데요. 어떻게 하면 이곳에서 확장할 수 있을지 고민될 것 같습니다.

 ◇강자경> 그래서 '좋은 부모 학교 운동본부'를 출범시키려고 준비를 하고 있는데요. 제가 기독교 교육을 전공했고 강의를 하다 보니까 교회에서 특강 요청을 종종 받습니다. 육지에 있을 때도 교사 교육이라든가 부모 교육 특강을 하러 가면 그 특강을 들은 사람들이 우리도 이 운동을 하고 싶다는 요구가 있는 거예요.
 
그러다가 한 두세 달 전에 인천에 있는 교회를 갔는데, 그곳에서 교육을 담당했던 장로님과 교육 목사님이 강하게 요구를 해왔어요. '우리 함께 가야 된다. 우리는 마음은 있지만 이 방법들을 잘 모른다. 우리가 같이 함께할 수 있는 길을 열어달라' 요청을 했어요.

그러면서 우리가 전국적으로 한번 해보자 하는 의견이 모아졌습니다. 그 후에 제가 특강 갔던 교회 목사님들과 소통을 했는데요 모두 좋다는 답변을 해주셨어요. 그래서 전국 도시에 거점 교회 형식으로 함께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김영미> 하지만 제주에서는 한계나 어려움이 있을 것 같습니다.
 
◇강자경> 일단 확연히 드러나는 건 여기 서귀포에 있는 엄마들이 다 바쁘시다는 거예요. 일을 안 하는 분이 없어요. 그래서 평일에 프로그램을 하려면 어려움이 있겠다는 생각이 첫 번째로 들었어요.

그리고 경험해보지 않았던 것을 하려고 하기 때문에 일단 하자라고 했을 때 '좋아요.같이 합시다'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굳이 그래야 할까'하면서 지켜보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요한 사람을 하나님이 붙여주시겠지, 그리고 하나님이 만약에 원하는 사역이라면 하나님이 이루실 거야' 이런 강한 믿음도 있습니다.

교육 과정 중 조별 기도 모습. 강자경 사모 제공

◆김영미> 제주에서 꿈꾸는 그림들이 있을 것 같습니다.
 
◇강자경> 저희가 제주로 온다고 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저한테 지나가는 말로 툭툭 던졌어요. '제주에서 부모 교육을 캠프로 하면 되겠다' 이런 의견들이죠. 저는 그걸 굉장히 기쁘게 받아들였습니다. 그리고 자연 속에서 영성 프로그램을 해도 되겠다는 얘기들도 던졌는데요.

저는 제주도이기 때문에 가능한 프로그램들이 또 많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제주도가 전 세계적으로 가장 아름다운 도시일 수 있어요. 특히 서귀포 이 지역이 숲도 바다도, 하나님이 주신 최고의 자연속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습니다. 그러니까 마음 맞는 사람들이 이 운동을 같이 한다고 모이면 정말 큰 바람을 일으킬 수 있지 않을까 이런 꿈을 꿔봅니다.

◆김영미> 서귀포중앙교회 자랑 해 주세요.

◇강자경> 우리교회 정말 좋죠. 우리 교회는 어려운 이웃을 돕기를 주저하지 않는 교회입니다. 그리고 건강한 성도들이 많은 교회입니다. 이제 66주년인데요. 그동안 차곡차곡 하나님 나라 운동을 해온 교회가 너무 자랑스럽습니다.
 
◆김영미> 마지막으로 세상의 모든 부모에게 전하고 싶은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가 있을까요.

◇강자경> 위로와 희망을 동시에 줄 수 있으면 좋겠네요.
'당신의 아이는 하나님의 멋진 계획 속에서 당신에게 보내졌습니다'
'그 아이를 통해서 이루실 하나님의 계획을 신뢰하면서 기다려 보지 않으시겠습니까?'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