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김건호, 교육부 소속 숨겨…'교과서 검정심사' 신고서에

새 교육과정(2022개정 교육과정) 적용으로 내년부터 학교 현장에서 사용할 새 중학교 역사·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의 검정 결과가 공개됐다. 연합뉴스

친일·독재 옹호 등 논란이 일고 있는 ㈜한국학력평가원의 고교 한국사 교과서 초고를 작성했던 교육부 장관 김건호 청년보좌역이 지난해 12월 검정심사 신청서에 본인의 근무처(소속)를 허위로 제출한 사실이 확인됐다.
 
5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백승아 의원이 ㈜한국학력평가원이 지난해 12월 11일 교과서 검정 심사 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제출한 교과용도서 검정신청서를 확인한 결과, 김씨의 근무처는 군포시청소년재단으로 기재돼 있었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백승아 의원실 제공

하지만 김씨의 군포시청소년재단 재직기간은 지난해 6월 1일부터 11월 5일까지였으며, 김씨는 지난해 11월 7일 이후 현재까지 이주호 교육부장관 청년보좌역으로 근무하고 있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백승아 의원실 제공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2024년 교과용 도서 검정 신청 안내 자료'에 따르면 "저작자는 검정 신청일(2023년 12월 11일~14일) 현재 교육부 및 검정 심사 기관 소속이 아닌 자여야 한다"고 명시돼 있어 김씨는 저작자가 될 수 없다. 하지만 김 보좌역이 근무처를 속여 저작자 자격 위반을 피한 것이다. 
 
백 의원은 "㈜한국학력평가원과 김씨가 검정 심사 과정에서 저작자 이력을 속이는 부정행위를 저질렀다"며 "이는 ㈜한국학력평가원의 교과서가 검정도서로 존속되기 곤란한 중대한 사유일 뿐만 아니라 명백한 공무집행 방해로, 규정에 따라 즉시 청문을 실시해 검정 합격을 취소해야 한다"고 밝혔다. 
 
더욱이 김씨는 청년보좌역 임용 이후에도 9개월 동안 한국사 교과서 저작자 자격을 유지하다 지난 8월 21일에서야 저작자에서 사퇴했다. ㈜한국학력평가원은 지난 8월 20일에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김씨를 필자에서 제외해 달라는 공문을 보냈고,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이튿날인 8월 21일 저작자 김씨의 해지를 승인했고, 관련 사실을 교육부에 보고했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백승아 의원실 제공
교육부는 백 의원실에 "8월 21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으로부터 ㈜한국학력평가원의 집필진 변동을 보고받았고, 김 씨가 제외된 사유가 교육부 직원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검정 심사 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도 김 씨가 교육부 직원임을 알고 있었다는 뜻이다.
 
백승아 의원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최종 검정합격 공고(24.8.30) 전에 김 씨의 저작자 요건 위반을 인지했는데도 이를 문제 삼지 않고 ㈜한국학력평가원 한국사 교과서를 최종 검정 합격시켰다"며 "감사를 통해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부실검정과 특정 출판사에 대한 봐주기 의혹을 철저하게 밝히고, 교과서 검정 심사의 신뢰를 무너뜨린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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