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이 이스라엘의 공습과 지상전이 한창인 레바논을 예고없이 방문해 자국에 겨냥한 이스라엘의 재보복 움직임에 경고하고 나섰다.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아락치 장관은 4일(현지시간) 오전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의 라피크 하리리 국제공항으로 입국해 나지브 미카티 총리 등 레바논 정부 지도부를 만났다.
아락치 장관은 베이루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스라엘의 재보복 가능성에 대해 "우리는 비례적이고 정교하게 계산된 대응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란은 공습을 계속할 의도가 없다"면서도 "시온주의 정권(이스라엘)의 이란을 겨냥한 일말의 행동에도 분명히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락치 장관은 "우리가 공격을 시작한 것이 아니라 이란 영토와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의 이란 대사관, 그리고 이란의 국익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에 대응해 군사·안보 시설을 합법적으로 타격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휴전을 위한 노력을 지지한다"며 "레바논 국민의 권리가 존중되고 (헤즈볼라) 저항세력이 이를 수용해야 하며 가자지구의 휴전과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란 고위 관리가 레바논을 찾은 것은 지난달 27일 이스라엘군의 베이루트 공습으로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가 사망한 이후 처음이다.
이스라엘 "헤즈볼라가 무기 반입한 레바논-시리아 땅굴 폭격"
이스라엘군은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무기를 반입하는데 이용한 레바논과 시리아를 잇는 3.5㎞의 땅굴을 폭격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헤즈볼라 4400부대가 이 땅굴에서 대량의 무기를 운반하고 보관하는 임무를 맡았다"며 "이 부대 지휘관 무함마드 자파르 카치르는 최근 이스라엘군에 살해됐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군은 "이스라엘인 공격을 위한 인프라와 무기 밀수 시도에 맞서 군사작전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또 전날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의 헤즈볼라 정보본부를 공습해 지난 2000년부터 헤즈볼라의 통신 네트워크를 책임졌던 무함마드 라시드 사카피를 살해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