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의 한 난(蘭)원에서 70대 주인을 잔인하게 폭행한 60대 난매매상이 경찰에 입건돼 조사를 받고 있다. 피해자가 맞다가 실신했음에도 폭행은 총 2분 가까이 이뤄졌고, 크게 다친 피해자는 입원 후 수술을 받았지만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
6일 CBS노컷뉴스 취재 결과를 종합하면 서울 서초경찰서는 상해 및 재물손괴 혐의로 김모(65)씨를 지난 4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김씨는 올해 8월 19일 오후 4시쯤 피해자 A씨의 난원을 방문해 팔꿈치와 발, 주먹 등으로 A씨를 수차례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A씨가 정신을 잃은 사이 난원에 있던 난초들을 뽑고 던지는 등 훼손한 혐의도 있다.
실제로 입수한 폐쇄회로(CC)TV 영상을 보면, 김씨는 의자에 앉아있는 A씨가 방심한 틈을 타 A씨 뒤로 돌아간 뒤 뒤통수와 얼굴을 연속으로 17대 가격했다. 이 과정에서 A씨가 실신했지만 폭행은 계속 이어졌다.
김씨는 쓰러진 A씨를 바닥으로 끌어내린 뒤에도 발로 머리와 팔, 다리를 28차례 가까이 밟거나 찼다. 폭행을 하다가 분이 풀리지 않는지 재배되고 있던 식물들을 마구잡이로 뽑아 여기저기 던지기도 했다. 폭행 시간만 총 1분 40초가 넘는데, 이 과정에서 A씨는 무기력하게 거의 움직이지 못했다.
피해자 A씨는 사건 발생 이후 방치돼 있다가 머리와 가슴 통증을 호소하며 직접 112 신고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 두부·갈비뼈·다리뼈 골절 등 부상을 입고 9일 동안 병원에 입원해 수술을 받았는데, 정형외과적 진단에 한해서만 "7주 이상 안정기가 필요하다"는 게 병원 의견이었다.
A씨에 따르면 김씨는 난매매상으로서 과거부터 난을 거래해오던 관계였으나 최근 몇 년간 고가의 난을 외상으로 가져가고 대금을 지불하지 않아 갈등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훼손된 난초 값만 수십억 원에 달한다고 주장하는 상황이다.
경찰은 지난달 6일 A씨를 상대로 조사를 시작했으며 약 한 달 뒤인 4일 김씨에 대한 첫 조사를 진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씨가 도주했다가 경찰과 출석 일자를 추후에 조율하면서 피의자 조사 시점이 늦춰졌던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A씨 측 대리인은 김씨가 생명을 위협할 정도의 폭력을 행사했으며 이로 인해 뇌 손상 가능성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김씨의 행위를 강도살인미수 또는 살인미수로 간주해야 한다는 의견서를 경찰에 제출한 상태다. 경찰은 김씨를 상대로 구체적인 범행 동기 등을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