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 째 조현병과 살아가고 있습니다[씨리얼]








"엄마 내가 미치고 있는 건가요?"

어느 날, 건강하던 아이가 엄마에게 자신이 미쳐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엄마와 아빠를 해치는 사람들이 있다는 망상과 그들이 '나오라'고 속삭이는 환청에 시달리기 시작했습니다. 극심한 불안을 호소하며 아무것도 하지 못했죠. 이는 가장 가까운 사람이 똑같은 모습의 다른 사람으로 보이는 '카그라스 증후군(Capgras syndrome)'이었습니다. 만 11세 나무(가명)는 소아 조현병을 진단받았습니다.

조현병의 유병률은 약 1%로, 인구 100명 중 1명꼴로 발생하는 흔한 병입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20대 전후에 발병하는 조현병과 달리, 아동기에 발병하는 소아 조현병은 매우 드문 경우입니다. 나무의 어머니 윤서 씨(필명)는 그 시기를 "온통 사방이 깜깜하고 마치 터널 속에 갇혀 있는 느낌이었다"고 회상합니다. 소아 조현병을 겪고 청년으로 성장한 사례를 찾기가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그 후 초등학교 6학년부터 중학교 3학년까지 나무(가명)는 소아정신과 병동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입원과 퇴원을 열두 번 반복했고, 맞는 약을 찾기까지 3년 6개월이 걸렸습니다. 평범한 일상은 잃었지만, 나무(가명)는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은 아이였습니다. 일상은 빼앗겼지만, 자신까지 빼앗기고 싶지 않았습니다. 자전거를 좋아했던 그는 일본에 있는 자전거 학교에 입학하기 위해 홀로 유학에 도전했습니다. 엄마 윤서 씨(필명)는 "조현병을 가지고 살아가더라도 그 병이 아이의 전부는 아니기 때문에, 아이가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홀로 떠난 일본 유학은 쉽지 않았습니다.

"조현병 환자에게 가장 어려운 건 본인의 증상을 객관화하는 거예요. 이 망상과 환청은 진짜 같거든요. 이게 진짜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약을 먹어서 치료를 해야 된다는 거를 받아들일 수 없는 거죠"
 
조현병과 함께한 지 17년, 이제는 스물여덟 청년이 된 나무(가명)씨는 불안이 찾아오고, 환청이 들릴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알게 됐다고 말합니다. 어떻게 그게 가능했을까요? 완치가 없는 조현병과 평생 함께할 수 있을까요? 넘어지고 다시 일어서며 조현병과 살아가는 나무(가명)와 윤서 씨(필명)의 이야기를 영상으로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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