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수호 전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이 자녀의 진료차 병원을 찾은 보호자가 장시간 대기에 느끼는 불편을 빵 축제에 몰린 인파의 기다림에 빗대 구설수에 올랐다.
2일 의료계에 따르면, 주 전 회장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지난 주말 대전에서 열린 빵 축제에 많은 인파가 몰리면서 행사장 입장에만 몇 시간씩 걸려 '빵 사려고 3시간째 대기'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장이 최고의 반찬이라고, 세 시간씩 대기하다 먹는 빵이 맛이 없을 수가 없다는 것"이라며 "빵을 사기 위해 3시간 기다리는 건 미담이고, 자기 아이 진료 위해서 기다리는 건 의사부족 때문이라는 사회에서 필수의료 몰락은 자동빵(당연한 일을 속되게 이르는 말)"이라고 적었다.
주 전 회장이 언급한 '2024 대전 빵 축제'는 지난달 28~29일 성심당을 포함한 유명 빵집 80여 곳이 참여한 가운데 개최됐는데, 대전관광공사에 따르면 약 14만 명이 행사장에 몰렸다.
'맛집'의 빵을 맛보기 위해서는 장시간 대기도 불사하면서, 진료 대기에 대해선 왜 불만부터 제기하며 '의사 수 부족'을 원인으로 돌리는지 지적한 것으로 보이지만, 비교 대상군 자체가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이 나온다. 축제를 '즐기려' 전국에서 모여든 인파와 '아파서' 병원을 찾은 환자·보호자를 같은 잣대로 보기는 힘들다는 지적이다.
지난 2007~2009년 의협 35대 회장을 지낸 주 전 회장은 올 3월 의협 회장에 다시 출사표를 던졌지만, 임현택 현 회장에 밀려 고배를 마셨다.
올 2월 정부의 의대 증원 발표 직후 의협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돌입한 이후 비대위의 홍보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현재 임 회장과 김택우 전 의협 비대위원장, 박명하 전 서울시의사회장 등과 함께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을 부추긴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상태다.
주 전 회장은 앞서 정부의 의대 증원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비수도권 지역 인재 중심의 의대 증원은 수도권과 비수도권 의대 서열화를 공고히 하는 개악"이라며 "지방에 부족한 건 의사가 아니라 민도"라고 주장해 지방 비하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