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 "축구협회, 홍명보 선임 절차 위반…채용 무효는 어려워"

홍명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요르단·이라크전 대표팀 소집 명단을 발표 후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황진환 기자

문화체육관광부 감사에서 대한축구협회가 홍명보,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 대표팀 감독을 선임하는 과정에서 절차를 위반한 것이 밝혀졌다.

문체부는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대한축구협회의 대표팀 감독 선임 관련 감사에 대한 중간발표를 했다.

문체부는 지난 7월부터 축구협회의 감독 선임 절차에 문제가 없었는지를 살피기 위해 감사를 벌여왔다. 유인촌 문체부 장관은 현안질의에서 "절차상 문제가 있다면 정상적인 감독 선임으로 볼 수 없다"고 말한 바 있다.

이날 문체부는 "대한축구협회는 대표팀 감독 선임과 관련한 전 과정에서 관련 규정을 준수했다고 주장하지만, 클린스만 감독 선임 시 전력강화위원회 기능을 무력화했다"면서 "전력강화위원이 해야 할 감독 후보자 면접을 회장이 진행했고, 이사회 선임 절차를 누락했다"고 밝혔다.

최근 논란이 된 홍명보 감독 선임에 대해서는 "권한이 없는 이임생 기술총괄이사가 최종 감독을 추천하고, 면접 과정이 불투명·불공정하게 이뤄졌다"면서 "감독 내정 발표 후 형식적으로 이사회 서면결의하고, 이에 대한 논란에 대해서는 사실과 다른 내용으로 반박 보도자료나 설명자료를 배포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문체부는 축구협회가 감독 면접 과정에서도 규정을 어겼다고 판단했다. 다른 외국인 감독 후보자와 달리 이 기술이사가 홍 감독과 면접 과정에서 '늦은 밤 자택 근처에서 사전 인터뷰 질문지, 참관인 없이 면접을 진행했고, 이 과정에서 감독직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다만 절차 위반이 밝혀져도 문체부 측에서 제재를 가할 수는 없다. 브리핑을 진행한 최현준 문체부 감사관은 "홍 감독 선임 과정에서 절차적 하자가 발견됐지만, 하자가 있다고 해서 홍 감독과의 계약이 무효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최 감사관은 "국민들의 비판 여론이 크기 때문에 감독 부처로서 묵과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축구협회의 독립성이 존중받아야 하고, 전문적인 분야이기 때문에 자체적으로 검토해서 상식과 공적이라는 관점에서 자율적으로 판단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홍 감독의 거취에 대해서는 "협회가 자체적으로 검토해서 국민 여론과 상식과 공정이라는 관점에서 자율적으로 판단할 걸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문체부는 감독 선임 관련 외 축구협회 운영에 대한 감사 결과는 이달 말 별도로 발표할 예정이다. 정몽규 축구협회장의 4선 도전 여부, 축구협회가 천안축구종합 센터 건립 과정에서 600억대 마이너스 통장을 문체부 승인 없이 개설한 문제 등에 대해서도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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