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영화제가 변화의 물결을 타고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영화로 문을 열며 열흘 간의 여정을 시작한다.
오늘(2일) 여정을 시작한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이하 BIFF)에서는 월드 프리미어 86편, 인터내셔널 프리미어 13편을 포함해 63개국에서 온 224편의 영화와 커뮤니티비프 상영작 55편 등 지난해(209편)보다 약 8% 늘어난 279편의 영화를 상영한다.
올해 개막식 사회는 배우 박보영과 안재홍이, 폐막식 사회는 최수영과 공명이 맡았다.
무엇보다 올해 개막작은 영화제 역사상 최초로 OTT 영화가 선정됐다는 점에서 일찌감치 눈길을 끌었다.
영화제의 문을 열 작품은 세계적인 거장 박찬욱 감독과 글로벌 OTT 넷플릭스가 처음 손잡고 선보이는 영화 '전, 란'(戰, 亂)이다.
임진왜란을 배경으로 하는 '전, 란'은 '헤어질 결심' '아가씨' '설국열차' 등을 선보인 모호필름이 세미콜론 스튜디오가 제작은 맡았다. 박 감독이 제작 참여는 물론 신철 작가와 함께 공동 집필로 시나리오를 완성했으며, 연출은 '심야의 FM' 김상만 감독이 맡았다.
앞서 영화제 기자회견에서 박도신 집행위원장 직무대행은 "'전, 란'을 봤을 때 상당히 대중적인 영화라고 판단했다. 더군다나 역대 개막작 중 대중에게 어필할 수 있는 작품이라 생각했다"라며 "작품 자체를 보는 거고, 작품이 영화제 관객들에게 얼마나 잘 부합되는지, 특히 최근에는 관객이 얼마나 즐길 수 있는지를 감안했다"라고 선정 이유를 밝힌 바 있다.
시대의 변화를 반영한 선택은 이뿐만이 아니다. K-팝 다큐멘터리 영화 최초로 방탄소년단의 리더 RM의 솔로 앨범 제작기이자 군 입대 전 8개월간의 사적인 기록을 담은 '알엠: 라이트 피플, 롱 플레이스'이 대규모 야외 상영을 갖는다.
월드 프리미어로 선보이는 '알엠: 라이트 피플, 롱 플레이스'는 오픈 시네마를 통해 만날 수 있다. 오픈 시네마는 초청작 중에서도 작품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신작 및 국제적인 관심을 모은 화제작을 선보이는 부문이다.
강소원 프로그래머는 "한국 다큐멘터리 진영에서 만드는 영화와 결이 달라서 와이드 앵글 섹션 안에서 소화하기 어려웠지만, 대중적으로 오픈 시네마 안에서는 관객들에게 즐거운 경험이 될 거 같다"라며 "다양한 영화를 보여드리고 싶었고, 충분히 팬덤뿐 아니라 일반 관객도 즐겁게 볼 수 있는 다큐"라고 전했다.
BIFF는 세계적인 이슈인 AI(인공지능) 역시 품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올해 칸 마켓에서 '창작의 주체는 AI가 아닌 바로 당신입니다. AI Is Not Creative, You Are'라는 메시지로 주목받은 데 이어, 이번엔 BIFF와 아시아콘텐츠&필름마켓(ACFM)에 아시아 최초로 부스를 개설한다.
영화의전당 비프힐에서는 관객들이 AI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라운지를 운영하고, ACFM 부스에서는 영화 전문가들에게 코파일럿 시연을 선보여 테크와 콘텐츠의 융합을 보여줄 예정이다.
한편, 제29회 BIFF는 오늘(2일)부터 11일까지 부산 영화의전당 일대에서 개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