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역대 한 시즌 최다 안타 기록을 10년 만에 경신한 롯데 외국인 타자 빅터 레이예스. 2014년 당시 넥센(현 키움)에서 뛴 서건창(KIA)의 201안타를 1개 더 넘어섰다.
레이예스는 1일 경남 창원 NC 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NC와 원정에서 5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202안타로 올 시즌을 마무리했다.
전날까지 레이예스는 200안타를 기록 중이었다. 서건창 이후 역대 2번째 200안타 고지를 밟았고, 2020년 호세 페르난데스(당시 두산)의 역대 외국인 타자 최다 안타 기록(199개)도 갈아치웠다.
기세를 몰아 레이예스는 정규 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서건창까지 넘어섰다. 이날 레이예스는 5회 NC 이재학을 상대로 중전 안타를 날려 서건창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후 9회초 김재열에게 좌월 적시 2루타를 뽑아내 대기록을 완성했다.
경기 후 레이예스는 구단을 통해 "정말로 잊을 수 없는 하루"라면서 "올 시즌 아프지 않고, 건강한 시즌을 보낼 수 있어서 기쁘다"고 벅찬 소감을 밝혔다. 구단의 배려에 1번 지명 타자로 나서 최대한 많은 타석에 들어선 레이예스는 "기록을 위해 모든 팀원이 한 타석이라도 더 만들어 주려고 하는 모습들이 정말 감사하다"면서 "최다 안타 기록은 팀원 배려에서 나온 것"이라고 공을 돌렸다.
올해 레이예스는 144경기 전 경기에 출전해 안타 1위, 타율 2위(3할5푼2리) 타점 6위(111개)의 활약을 펼쳤다. 롯데는 비록 7위로 가을 야구에 나서지 못하지만 레이예스는 분전했고, 대기록까지 달성했다.
다만 임팩트에서는 서건창이 살짝 더 강했다. 2014년 당시 서건창은 128경기를 뛰고 201안타를 작성했다. 9구단 체제였던 터라 경기 수가 10구단 체제의 144경기보다 적었다.
또 서건창은 2014년 안타는 물론 타율 1위(3할7푼), 득점 1위(135개)까지 3관왕에 올랐다. 도루도 3위(48개)에 올라 넥센의 창단 첫 한국 시리즈 진출까지 이끌며 정규 리그 최우수 선수(MVP)에도 올랐다.
사실 서건창에 앞서 최다 안타 기록을 보유했던 이종범 전 LG 코치의 존재감이 조금 더 강렬했다. 1994년 해태(현 KIA) 시절 이 코치는 124경기 196안타 타율 3할9푼3리의 엄청난 성적을 냈다.
막판 장염 등 악재가 없었다면 사상 첫 200안타와 4할 타율이라는 꿈의 기록은 이 코치의 몫이었을 가능성이 높았다는 평이 나오는 이유다. 당시 이 코치는 득점 113개, 도루 84개까지 석권했다.
역대 한 시즌 최다 안타 상위권 기록을 보면 대부분 144경기 체제에서 나왔다. 서건창이 128경기 체제, 이 코치가 126경기 체제에서 역대 2위와 5위에 올라 있다.
물론 레이예스도 144경기 체제 최초의 200안타 돌파라는 값진 기록을 수립했다. 팀과 경기 수가 늘어난 만큼 더 많은 투수들과 상대해야 하는 어려움 속에 거둔 값진 결과다.
2015년부터 이뤄진 144경기 체제에서 양산될 것으로 예상됐던 200안타가 이제야 나온 이유다. 이 코치의 아들 이정후(현 샌프란시스코)도 키움 시절 아버지의 뒤를 이어 200안타에 도전했지만 두 차례 193안타(2019년, 2022년)에 만족해야 했다.
이 코치가 역대급 최다 안타 기록을 세운 뒤 20년 만에 서건창이 200안타 신기원을 이룩했다. 이후 또 10년 만에 레이예스가 최다 안타 기록을 경신했다. 이제 또 다른 기록이 언제 수립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