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가 오는 10월 5차를 끝으로 예술작품인 광주폴리에 대한 설치 작업을 마무리하는 가운데 향후 적지 않은 유지 보수 예산이 지속적으로 소요되는 만큼 보다 체계적인 관리를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30일 광주광역시와 광주비엔날레 등에 따르면 도시재생과 역사 복원이라는 주제로 지난 2010년 8월 시작한 공공미술 작품 '광주 폴리'가 어느덧 15년이 흘렀다.
광주시는 폴리를 다섯 차례에 걸쳐 진행하며 그동안 166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35개 작품을 설치했다.
2차 폴리의 주제는 '인권과 공공공간'이었다. 3차와 4차는 각각 '도시의 일상성, 맛과 멋', '관문형 폴리'로 구성됐다.
오는 10월 22일 개막식이 예정된 5차 광주 폴리는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순환경제의 가능성을 제시하는 '순환 폴리'를 주제로 삼았다.
광주시는 올해 5차 폴리를 끝으로 설치를 사실상 마무리할 방침이다.
야외에 설치된 폴리 작품들은 관람객들이 쉽게 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에 햇볕과 비 바람에 그대로 노출되다 보니 유지 관리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어 무작정 작품 수를 늘릴 수 없기 때문이다.
3차 폴리에 설치된 미디어셀, 무한의 빛, 미디어월 등 3개 작품은 이러한 점 때문에 기능을 상실해 참여작가의 승낙을 얻어 철거됐다. 현재는 32개의 작품이 남아있다.
그동안 설치 중심으로 포커스가 맞춰지다보니 아직도 작품의 의미를 모르는 사람도 부지기수다. 주변 상인들을 중심으로 조형물이 장사에 방해된다는 민원도 끊이질 않고 있다.
작품 상당수가 노후화돼 해마다 유지보수 비용으로 2억원의 시민 혈세가 투입되고 있는 상황이다.
야외에 설치된 작품을 유지관리하는데 적지 않은 비용이 투입되는 것은 광주 폴리 뿐만 아니다.
대표적으로 맨디니의 작품인 광주시청 앞 조형물 '기원'이 해당한다. 주재료인 천을 주기적으로 교체해줘야 해 천갈이 한 번에 2천만원 정도의 예산이 소요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문화 예술의 도시인 만큼 광주에 설치된 다양한 예술작품을 전수조사하는 등 보다 체계적인 점검이 이뤄져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전남대 문화전문대학원 신춘성 교수는 "예술작품에 대한 전수조사를 한 번 해, 설치 비용과 운영 비용, 어디에 설치해됐는지, 최근의 트랜드는 어떠한지 등을 전체적으로 살펴볼 필요성이 있다"면서 "운영비는 적절한지 향후에도 설치를 늘려갈 것인지 시민들의 반응은 어떠한지 고민해보는 자체가 의미있는 것 같다"고 했다.
광주시는 지금까지 설치 중심으로 된 광주 폴리를 문화적 역사적 가치를 살리는 '레거시 전략 관점'에서 관리해 나가기로 했다.
광주시는 비엔날레가 맡아왔던 폴리 업무를 내년부터는 디자인진흥원으로 이관해 보다 체계적으로 관리할 방침이다.
광주시 신재욱 공간혁신과장은 "지금까지는 어떻게 보면 설치가 중심이었고, 이제 설치를 종료하고 앞으로는 체계적인 관리에 보다 신경을 써갈 예정이다"면서 "폴리 자체가 광주의 브랜드가 되고 또 폴리로 인해 주변 경제를 활성화하는 등 레거시 브랜드 전략으로 관광과 경관 수요를 창출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