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당내 격론이 벌어졌던 금융투자소득세 시행 여부와 관련한 당론을 이르면 이번주 내로 결정할 전망이다.
예정대로 시행하자는 찬성과 유예가 필요하다는 반대 측 패널까지 구성해 격론을 벌였음에도 여전히 당내 여론이 한 쪽으로 쏠리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유예론에 힘을 싣고 있어 사실상 다른 결론을 내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중론이다.
민주당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30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 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금투세 관련해 조속하게 결론을 내리자는 것에 대해 다시 확인했다"며 "의원총회 등을 통해 정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의총 시점은 이르면 오는 4일이 될 전망이다. 정부가 이날 재의요구안을 의결한 김건희 여사 특검(특별검사)법 등 법안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면 이들 법안 재표결을 위한 본회의를 이번 주 안에 열어야 하기 때문이다. 조 수석대변인은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국회로 돌아올 것으로 보인다. 이런 일정 등을 고려해 의총 시기를 잡겠다"고 말했다.
이 경우 해당 의총에서 금투세와 관련한 논의도 이뤄질 전망이다. 금투세 디베이트(토론회)를 연 지 1주일이 지난 데다, 관련 논의를 더 끌어서 좋을 것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당론을 내자고 공개토론까지 벌였는데 결론을 미룰 이유가 없다"며 "의총을 통해 지도부가 당론을 정하고 추인하는 방향으로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는 유예론으로 의견이 기운 모양새다. 이 대표는 지난 29일 MBN과의 인터뷰에서 금투세 시행시기와 관련해 "기본적으로 경제산업 체제에 대한 정부의 관심과 투자가 늘어나고 주식시장을 선진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이런 것들이 되고 난 다음에나 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을까 생각하는데 조만간 의사결정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의 수석최고위원인 김민석 의원과 이언주 최고위원 등도 공개적으로 유예를 주장하고 있다.
이 같은 기류에 당내 일각에서는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이었는데 결정을 늦추는 바람에 불필요한 부작용만 불러일으켰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이 대표가 이미 지난 7월 당 대표 연임 출사표를 던지면서 유예 기조를 밝혔음에도 당론을 신속하게 정리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민주당이 당론을 정하지 못하는 사이 국민의힘은 지속적으로 금투세 폐지를 주장했는데, 증권가 개미투자자들은 금투세를 이 대표가 추진해 가결시킨 세제가 아님에도 '이재명세'라고 낙인찍으며 민주당을 비판해 왔다.
토론 과정에서 빚어진 설화들도 논란이 됐다. 민주당 김영환 의원은 토론 중 증시가 "우하향 된다고 신념처럼 갖고 있으면 인버스(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상품)에 투자하면 되지 않느냐"고 말해 물의를 빚었다. 마치 주식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는 뉘앙스로 읽힐 수 있기 때문이다. 이강일 의원은 "이번 토론회는 역할극의 일부"라는 표현을 해 비판을 샀다. 이후 이 대표는 지난 26일 당 의원총회에서 "말꼬리를 잡히지 않게 언행에 신중을 기하자"며 단속에 나서기도 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지난 24일 토론회 후 토론 결과를 두고 한 달 동안 당내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밝혔지만, 이 같은 논란이 불거지는 등 시간을 더 끄는 것이 의미가 없다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의 한 수도권 지역 의원은 "국민들이 보시기에 금투세는 이에 찬성할 경우 '투자자를 위하지 않는 진영'라는 구도가 명확해진 탓에 이번 토론은 사실상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치러졌다"며 "더 신속한 당론 정리가 필요했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