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부족이었다. 도박사들의 예상이 적중했다. 대한민국 최중량 UFC 파이터 정다운(30)이 3연패 후 프랑스에서 재기전을 치렀으나 완패했다. 경기 공식 통계를 분석하면 부족한 경기력이 명백했다. 이날 경기로, 그는 4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UFC 라이트헤비급(93kg) 정다운은 29일(한국 시간) 프랑스 파리 아코르 아레나에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 모이카노 vs 생드니' 언더 카드에서 UFC에서 1전 밖에 치르지 않은 신예 우마르 시(28∙프랑스)에게 심판 만장일치(30-27, 30-27, 30-27)로 패배했다. 정다운의 통산 종합격투기(MMA) 전적은 15승 1무 6패가 됐다. 우마르 시는 11연승을 기록했다.
두껑을 열어보니 UFC 신예지만, 우마르 시가 그동안 쌓아 올린 10승 무패(4KO·4서브미션·2판전승)의 전적은 무시할 만한 이력이 아니었다. 정다운은 3라운드 내내 그래플링과 타격에서 우마르 시에게 우위를 내줬다. 1, 3라운드에 각각 1번 테이크다운 당했다. 반면, 정다운은 단 한번도 테이크다운을 성공 시키지 못했고 테이크다운 시도 횟수도 1-7로 열세였다. 그래플링 우위도 9초-3분 2초로 우마르 시에게 압도 당했다.
타격 열세도 확연했다. 우마르 시는 정다운 보다 3.10배 더 많은 유효타를 성공 시켰고, 정다운의 유효타 시도 횟수는 22.0% 부족했다. 정다운과 우마르 시의 유효타 관련 기록을 보면 우마르 시가 기술, 정확도, 적극성 등에서 우위를 점하면서 경기를 지배했음이 명백하다. 이날 정다운과 우마르 시의 유효타 시도는 각각 117-150이었으며, 유효타 적중은 29-90, 유효타 성공률은 24%-60%였던 것으로 집계됐다.
1라운드 초반 우마르 시는 스탠스를 지속적으로 바꿔주며 레그킥과 잽을 날렸다. 플라잉 니킥에 이은 더블레그 테이크다운을 성공시키기도 하며 경기를 주도했다. 정다운이 그라운드에서 빠져 나온 뒤 압박을 통해 강력한 오른손 오버핸드 훅을 맞혔으나 우마르 시는 버텨냈다.
2라운드에서 우마르 시는 더욱 적극적으로 타격전을 시도했다. 정다운은 눈 부위에 대미지를 입었고, 당황하는 정다운에게 묵직한 니킥과 펀치 등 연타가 날아 들었다. 피니시가 필요했던 3라운드에서도 정다운은 결정적인 장면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이날 패배로 대한민국 최초 UFC 라이트헤비급 선수로 기대를 모았던 정다운은 격투 인생의 최대위기에 직면했다. 2019년 UFC 입성 후 5연속 무패(4승 1무)를 달성하는 등 2016년부터 6년 3개월 동안 무패 가도를 달리며 아시아 최초 UFC 라이트헤비급 랭킹 진입 기대를 받았으나, 4연패의 늪에 빠지면서 UFC 승률도 44.4%로 하락하는 등 치명상을 입었기 때문이다.
정다운의 경기 결과로 도박사들의 예상도 적중한 셈이됐다. 해외 도박사는 당초 정다운의 승리 가능성을 20% 이하로 평가했으며, 이들 중 러시아 도박사 '오첸키 드바차티 체티레'는 경기 후 "자기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저조한 상태가 계속된다. 부진과 침체 때문에 상승세와 향상이 멈췄다"고 정다운을 혹평한 것으로 알려졌다.
UFC 한국 관계자는 "정다운이 그동안의 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3주간 미국 명문 킬클리프FC에 전지훈련까지 다녀왔지만, 이날 경기에서 결정적인 장면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기대가 거짓말 같이 무너졌다"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이날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 코메인 이벤트에선 다게스탄 공화국 출신 타격가 나수르딘 이마보프(28∙프랑스)가 3연승을 기록하며 UFC 미들급(83.9kg) 타이틀샷을 요구했다. 메인 이벤트에선 UFC 라이트급(70.3kg) 랭킹 11위 '머니' 헤나토 모이카노(35∙브라질)가 12위 '갓 오브 워' 브누아 생드니(28∙프랑스)를 맞아 닥터 스톱 TKO 승리를 거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