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해상 운송의 절반을 담당하는 동부 해안과 멕시코만 항만 직원들이 다음달 1일 전면 파업을 예고했다.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막대한 경제적 손실이 발생하고 물가 불안을 자극할 것이라는 경고나 나오고 있다.
2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항만 노동조합인 국제항만노동자협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다음 달 1일부터 동부와 멕시코만 일대 30여 개 항만에서 소속 노조원 2만5천 명이 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임금 인상과 화물 하역 시 크레인, 게이트, 컨테이너 이동과 관련한 항만의 자동화 추진 전면 금지를 요구하고 있다. 노조측은 "지난 반세기 동안 해양 운송 업체의 이익은 수백만 달러에서 수십억 달러로 급증했지만 임금은 제자리에 머물렀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노사 양측의 협의가 교착 상태에 빠져 있어 파업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북동부 메인주에서 중부 텍사스주까지 이어지는 항구의 운영이 실제로 중단될 경우 1977년 이후 첫 해안 전역에 걸친 파업이 될 전망이다.
미국 정부는 이번 파업에 개입할 뜻이 없음을 밝혔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노사가 10월 1일까지 새로운 합의를 하지 못해도 파업을 막기 위해 개입할 의사가 없다"고 말했다. '친노조' 성향이라고 자칭하는 바이든 대통령은 파업을 제한하는 내용의 '태프트하틀리법'을 적용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미국의 주요 비즈니스 리더들을 대표하는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은 "동부 해안과 걸프만 항구에서의 파업 가능성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노동 중단으로 인해 미국 경제가 매일 수십억 달러의 손실을 입어 미국 전역의 기업, 근로자, 소비자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로이터통신은 항만 파업은 식량부터 자동차까지 상품의 흐름을 중단시킬 수 있고, 운임이 상승해 인플레이션이 재점화할 위험이 있다고 전했고 JP모건은 미 경제에 하루 최대 50억 달러(6조5천억원) 손실이 날 것으로 추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