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 '아쿼 불운' 끝?…'6블로킹' 194cm 호주 OH "계속 도전, 안 되면 보완"

공격하는 GS 와일러. KOVO 제공

한국 무대 데뷔전부터 6개의 블로킹을 성공한 호주에서 온 아웃사이드 히터. 프로배구 GS칼텍스의 아시아쿼터 스테파니 와일러(등록명 와일러)가 인상적인 데뷔전을 펼쳤다.

와일러는 29일 경남 통영체육관에서 열린 2024 통영·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 여자부 A조 1차전 한국도로공사전에 선발 출전했다. 이날 와일러는 총 23득점을 기록, 지젤 실바(등록명 실바)에 이어 팀 내 두 번째로 많은 점수를 냈다. 팀은 세트 스코어 3 대 2(25-19 23-25 22-25 15-13) 역전승을 거뒀다.

특히 큰 신장으로 펼치는 고공 플레이가 눈에 띄었다. 194cm로 이날 코트에 선 모든 선수들 중 가장 키가 컸는데, 이를 제대로 활용했다. 와일러는 블로킹으로만 6득점을 뽑아냈고 이는 양 팀 통틀어 최다 수치다. 이 밖에도 전위에서 16점, 서브로도 1점을 따냈다.

한국 배구를 처음 경험하는 선수지만 충분히 높은 평가를 받을 만한 경기력이었다. 경기 후 이영택 감독도 "와일러의 블로킹은 워낙 원래부터 좋은 선수"라면서 "생각보다 잘 해줬다. 경기를 잘 풀어줬다"고 평가했다.

와일러는 한국에서 첫 경기를 어떻게 돌아볼까. 우선 "첫 공식전에서 팀원들과 함께 거둔 승리라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도 좋은 기세를 이어가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동료들과 함께 결과를 만들고자 했다"며 "훈련을 통해 우리가 달성해야 할 목표에 집중했을 뿐"이라고 돌이켰다.

KOVO 제공

GS에게도 와일러의 활약은 반가운 소식이다. GS는 지난 시즌 유독 '아시아쿼터 운'이 없었다.

작년 V-리그에는 이른바 '아시아쿼터 붐'이 일었다. 우승팀 현대건설 위파위 시통(태국)을 비롯해 흥국생명 레이나 토코쿠(일본), 정관장 메가왓티 퍼티위(인도네시아), IBK기업은행 폰푼 게르파르드(태국), 페퍼저축은행 MJ필립스(필리핀) 등 대부분의 아시아쿼터 선수들이 팀에서 제 몫을 다해냈다.

GS는 전혀 그 덕을 보지 못했다. 첫 아시아쿼터 지명 선수였던 메디 요쿠(인도네시아)는 전술상의 이유로 일찌감치 팀을 떠났다. 태국 선수 소라야 폼라는 개인 사정으로 물러났다. 이어 아이리스 톨레나다(필리핀), 다린 핀수완(태국) 등도 인상적인 활약을 보이지 못한 채 시즌을 끝냈다.

하지만 와일러가 보여준 첫 경기 모습은 작년 아시아쿼터 선수들과는 확연히 달랐다. 충분히 기대해 볼 수 있는 움직임이 많았다.

다만 보완할 점도 있다. 와일러는 비치발리볼 출신으로 배구를 배운 지는 아직 4년 밖에 되지 않았다. 아직 기본기가 부족한 게 사실이다. 이날 경기에서는 리시브에 약점을 보였다.

이영택 감독은 "아웃사이드 히터로서 기본기는 아직 만들어가야 할 부분들이 많은 선수"라며 "공격은 아직 오락가락한다"고 말했다.

KOVO 제공

선수 스스로도 단점은 파악하고 있다. 와일러는 리시브가 불안했던 것에 대해 "아웃사이드 히터의 중요한 역할임을 알고 있다"며 "V-리그는 서브가 강한 리그다. 어려움을 예상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하나가 안 되면 다른 부분으로 보완하고 노력할 것이다. 도전으로 받아들이면서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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