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30일 처음으로 기획재정부 세종청사를 찾았다.
중앙은행 수장이 재정당국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지난 2월 방문에 대한 답방 성격이다.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 중앙동에 도착한 이 총재는 기자들에게 "답방하고 싶다는 약속을 지켜 기쁘다"면서 "과거에는 한은과 기재부 교류가 적었던 관행이었는데, 거시경제의 양축으로서 정보교류와 정책공조가 필요한 시대적 변화 요구에 대한 적응이라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 총재는 "독립성이 강한 외국 중앙은행도 하는,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는 일이라 생각한다"며 "정책공조가 계속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통화정책의 의무가 물가안정인데, 다른 선진국보다 (먼저) 2% 물가상승률을 달성하는 데에는 안정적으로 재정정책을 유지한 기재부의 노력이 있었다"며 감사의 뜻을 표했다.
최 부총리는 "제가 한은을 방문한 게 기재부 장관으로서 네 번째였는데, 한은 총재가 (기재부를) 방문한 것은 첫 번째"라며 "역사적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간의 한은과 기재부의 관계가 독립성에 기반한 다소의 긴장 관계라고 본다면, 독립적이지만 긴밀한 협력 파트너로서 명실상부하게 자리매김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한국경제 고르디우스의 매듭 풀기:지속 가능 경제를 위한 구조개혁'을 주재로 타운홀 미팅을 진행한다.
다음 달 금리 인하 여부와 관련한 질문에는 두 경제수장 모두 답변을 피했다.
최 부총리는 "(한은의) 고유영역"이라고만 했고, 이 총재는 "오늘은 코멘트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저출산을 비롯한 구조개혁 이슈에 대해 이 총재는 "구조 문제는 교육·복지가 다 연결돼 있는데, 부처별 사항을 조율하는 건 기재부밖에 없고, 기재부가 해야 하는 건 정책 조율이고 리드"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책집행 권한이 있는 기재부가 좋은 정책을 하도록, 저희가 많이 제안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최 부총리는 "오늘 논의하는 과제가 하나는 혁신·사회 이동성·인구 등인데, 시급한 과제인 인구 문제와 관련해 의견을 구하고 같이 대응할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