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구 신동, 마침내 꿈 이뤘다' 韓 선수로 10년 만에 세계선수권 우승

조명우가 29일(현지 시각) 베트남 빈 투언에서 열린 '제76회 세계3쿠션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대한당구연맹

'당구 신동'이 드디어 세계 정상에 올랐다. 조명우(26·서울시청/실크로드시앤티)가 지난해 아픔을 딛고 한국 선수로는 2번째 세계선수권 우승을 차지했다.

조명우는 29일(현지 시각) 베트남 빈 투언에서 열린 '제76회 세계3쿠션선수권대회' 결승에서 쩐 탄 룩(베트남)을 눌렀다. 20이닝 만에 50 대 23의 완승을 거두고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지난해 결승 진출 무산의 아쉬움을 털어냈다. 조명우는 지난해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지만 4강전에서 베트남의 바오 푸옹 빈에게 지면서 결승행이 좌절됐다. 바오 푸옹 빈이 여세를 몰아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 선수로는 2번째 우승이다. 조명우는 2014년 최성원(휴온스)이 한국 선수 최초의 세계선수권 정상에 등극한 뒤 꼭 10년 만에 이 대회를 제패했다.

세계 랭킹 5위인 조명우에게 21위 쩐 탄 룩은 상대가 되지 못했다. 조명우는 초반 5이닝 동안 9점을 올렸고, 7이닝과 9이닝 5점씩을 몰아치며 22 대 3까지 앞섰다. 10이닝째 환상적인 찍어치기와 17이닝째 절묘한 뱅크 샷까지 확실하게 기선을 제압했다.
 
상대도 홈 관중의 응원 속에 18이닝 9점을 올리며 15점 차로 추격했다. 그러나 조명우는 20이닝째 무려 11점을 퍼부으며 베트남 관중을 잠재웠다.

조명우는 매탄고 3학년 시절 '2016 구리 세계3쿠션당구월드컵'에서 역대 최연소 월드컵 4강 진출을 이루며 당구 신동으로 불렸다. 2016, 2018년, 2019년까지 세계주니어선수권 3회 우승을 달성한 조명우는 2019년 세계캐롬연맹(UMB) 공인 대회 중 최대 상금이 걸린 '2019 LG U+ 3쿠션 마스터스'에서 '당구 황제' 토브욘 브롬달(스웨덴)과 '당구 천재' 김행직(전남연맹) 등을 누르고 정상에 올랐다.

지난해 조명우는 6개 전국 대회 중 5개 대회를 석권하며 한국 3쿠션을 평정했다. 세계선수권 3위와 '2023 서울 세계3쿠션 당구월드컵' 준우승, 아시아선수권 우승 등으로 UMB 세계 랭킹 1위에도 등극했다.

조명우가 제11회 국토정중앙배 2023 전국당구대회와 제11회 아시아캐롬선수권대회 3쿠션을 제패한 뒤 CBS노컷뉴스와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한 모습. 노컷뉴스


그런 조명우는 올해 슬럼프에 빠졌다. '제12회 국토정중앙배 전국당구대회'에서 충격적인 1회전 탈락의 아픔을 겪은 조명우는 지난 5월 세계 1위 자리도 김준태(경북체육회)에게 내주는 등 국제 대회에서도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조명우는 지난 7월 '2024 포르투 세계3쿠션당구월드컵'에서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비록 결승에서 딕 야스퍼스(네덜란드)에 석패했지만 올해 첫 국제 대회 결승에 진출했다.

그러더니 가장 큰 세계선수권에서 정상에 오르며 포효했다. 조명우는 이번 대회 8강에서 세계 11위 허정한(경남당구연맹)을 50 대 24(19이닝)로, 4강에서 7위 에디 먹스(벨기에)를 50 대 34(24이닝)로 여유 잇게 눌렀다. 결승에서도 이닝 평균 2.5점의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세계 정상에 등극했다.

이번 대회 한국 선수들 중 유일한 입상이다. 4위로 내려간 김준태와 12위 김행직은 본선 32강에서 탈락했고, 33위 서창훈(시흥시체육회)은 예선에서 떨어졌다.

조명우는 선수단과 함께 30일 밤 인천공항을 통해 금의환향한다. 오는 10월 베겔 월드컵과 11월 서울 월드컵, 12월 샤름엘셰이크 월드컵에 출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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