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타야 살인' 공범 3명 신병 확보…숨 가쁜 4개월

5월 저수지 드럼통 시체 발견…사건 수면 위
치밀한 범행 계획…숙소 예약에 약물까지 준비
해외 공조 수사로 4개월 만에 신병 전부 확보
남은 건 재판…시선 쏠리는 마지막 피의자 '입'

태국 파타야 공범 3명. 왼쪽부터 26살 이모씨, 27살 이모씨, 39살 김모씨. 연합뉴스

태국 파타야에서 한국인 관광객을 살해한 혐의로 마지막 피의자인 30대 남성이 최근 검거되면서 공범 3명에 대한 신병 확보는 마무리됐다. 경찰이 마지막 피의자를 구속하며 수사 단계는 끝을 달리는 만큼 사건 발생부터 검거 일시, 재판 과정까지 시간순서로 정리했다.

5월 태국 파타야 저수지 드럼통 시체 발견…사건 수면 위


29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5월 11일 태국 파타야 인근 저수지에서 30대 한국인 피해자가 담긴 드럼통이 발견되면서 이번 사건은 수면 위로 드러났다. 시체는 훼손됐고 시멘트로 채워져있었다. 이는 피해자 유족이 지난 5월 7일 억 대의 몸값을 요구하는 일당의 협박 전화를 받고 주태국 한국대사관에 실종 신고하면서 수사가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은 당시 피해자가 살아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일당은 피해자가 마치 살아있는 척하며 돈을 보내라고 협박을 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피해자는 이미 지난 3일 일당에 의해 사망했다. 일당은 김모(39)씨와 이모(27)씨와, 이모(26)씨 등 3명으로 공범 관계에 있다. 이들이 범행을 저지른 이유는 돈 때문인 것으로 수사당국은 보고 있다. 이들이 태국에서 불법 도박 사이트를 운영·가담해봤지만 수익이 변변치 않자 한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강도 짓을 하기로 범행을 공모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태국 매체 까오솟 홈페이지 캡처

4월말부터 치밀한 범행 계획…숙소 예약에 약물까지 준비


그렇게 해서 피해자가 타깃이 됐다. 피해자는 지난 4월 30일 홀로 태국에 관광차 방콕 A클럽에 갔는데 27살 이씨가 이를 노리고 친분을 쌓으며 5월 2일 다시 보기로 약속을 하고 일당과 범행을 준비했다. 일당은 곧이어 범행 장소로 방콕 B숙소를 예약하고 방문해 CCTV를 가려 보거나 약물을 준비하는 등 구체적이고 치밀한 범행 계획을 세웠다.

그렇게 5월 2일이 됐다. 27살 이씨는 오후 피해자와 약속대로 A클럽에서 만났다. 이씨는 다음날인 3일 새벽까지 피해자에게 약물을 투여한 술을 먹이는 동안 김씨와 26살 이씨 등 2명은 차를 타고 클럽 주변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이씨는 피해자가 약물에 취했다고 보고 클럽 밖으로 끌고 나가 대기 중이던 일당 차량에 탑승시키고 미리 범행 장소로 예약해둔 B숙소로 출발했다. 하지만 피해자가 잠들지 않고 차량 내에서 반항을 하자 일당이 목을 조르는 등의 범행으로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것으로 수사당국은 보고 있다.

이들은 범행을 숨기기 위해 시신을 훼손하고 드럼통 등을 구입하며 시멘트를 채워 다음날인 4일 밤 파타야에 있는 저수지에 드럼통을 던졌다. 그리고 26살 이씨를 제외한 나머지 2명은 5월 7일 태연히 숨진 피해자의 돈을 370만 원을 계좌를 통해 가로채고 유족에게 협박 전화를 하면서부터 범행이 들통나기 시작했다.

창원지법. 송봉준 기자

경찰 곧바로 검거 실행…해외 공조 수사로 4개월 만에 신병 전부 확보


경찰은 유족 신고 직후 태국 현지 경찰과 공조 수사를 했다. 피해자 거주지가 경남지역 이유 등으로 경남경찰청이 수사를 주도했다. 경남청은 26살 이씨가 5월 9일 태국에서 국내로 입국한 사실을 확인하고 3일 뒤(12일) 전북 정읍에서 살인 등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그리고 이씨가 교묘히 빠져나갈 수 있기에 다소 형량이 낮은 살인방조 등 혐의로 구속 수사를 벌이다가 증거를 보강해 형량이 더 강한 강도살인 및 시체은닉 혐의로 구속 송치했고 검찰이 기소했다. 이씨가 5월 9일 국내 입국 전인 3~4일 사이에 강도살인과 시체은닉 범행이 전부 이뤄졌다고 수사당국은 봤기 때문이다.

또다른 27살 이씨는 도주 중에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서 5월 14일 현지 경찰에 붙잡혔다. 캄보디아에서 절차를 밟아 지난 7월 10일 국내로 송환된 뒤 경남청에서 수사를 하다 이틀 뒤(12일) 강도살인 등 혐의로 구속됐다. 그리고 검찰이 재판에 넘겼다. 마지막으로 4개월 동안 해외 도피 생활을 이어가던 김씨도 이달 12일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서 현지 경찰에 붙잡혔다. 김씨는 이어 24일 국내송환된 뒤 26일 강도살인 등 혐의로 구속돼 수사를 받고 있는 상태다.

남은 건 재판…공범 2명 살인 부인, 시선 쏠리는 마지막 피의자 '입'


현재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건 먼저 경찰에 붙잡혀 신병이 확보된 이씨 2명에 대해서다. 창원지법 형사 4부(재판장 김인택)는 먼저 지난 6월 25일부터 26살 이씨에 대해 공판을 하던 중 이후 캄보디아에서 국내로 송환되며 기소된 27살 이씨에 대한 사건을 병합해 8월 20일부터 공범 2명에 대해 재판을 진행하고 있다.

26살 이씨는 변호인을 통해 재판에서 강도살인과 시체은닉 혐의 전부 부인하고 있다. 오히려 피해자를 살리려고 차량에서 구호활동 등을 했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는 상태다. 반면 27살 이씨는 일부 혐의만 인정하고 있다. 이씨 변호인은 재판에서 "살인에 대한 공모나 실행하지 않았고 시체를 손괴하지 않았다"면서 "다만 강도와 시체 은닉, 공갈미수 범행은 인정한다"고 말했다.

김씨는 아직 구속 수사 중이라 혐의 인정 여부는 파악되지 않는다. 다만 이씨 2명이 전부 살인 혐의를 부인하고 있어 김씨가 향후 재판에서 어떤 진술을 내놓을지 주목되고 있다. 경찰은 곧 김씨를 구속 송치하고 검찰이 기소해 공범 3명은 함께 재판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달 26일 김씨 전 아내가 이씨 2명 재판에서 비공개 증인 신문을 받았고 다음 재판은 10월 8일로 잡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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