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4법·25만원법·노란봉투법 재표결서 부결…여야 격돌도

尹 대통령 거부권 행사 법안 6개 줄줄이 폐기
민주당 "민생 개혁 법안 또 뭉개…尹 거수기냐"
민주당 법안 보완 후 다시 발의할 계획
국민의힘 "양심도 없고 최소한의 도리도 없어"
野 합의 파기로 한석훈 인권위원 부결…여야 신경전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8회국회(정기회) 제9차 본회의에서 방송4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방송통신위원회법)과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개정안), 전국민 25만원 지원법(민생회복지원금지급 특별조치법)재의의 건이 부결되고 있다. 윤창원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로 국회로 돌아온 방송4법, 전국민 25만원 지원법, 노란봉투법이 재표결 끝에 부결됐다. 해당 6개 법안은 모두 자동 폐기된다. 여야는 국가인권위원회 위원 선출 표결을 두고 거세게 부딪히며 비난을 주고받기도 했다.

거부권 법안 줄줄이 폐기…與 "양심·도리도 없어" vs 野 "용산 거수기"


국회는 26일 본회의에서 △전국민25만원지원법(민생회복지원금지급 특별조치법)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 △방송4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방송통신위원회법 개정안)을 재표결했다.

개표 결과 6개 법안 모두 전체 299표 중 필요한 찬성표가 나오지 않으면서 재의결 문턱을 넘지 못했다. 대통령의 거부권으로 국회에 돌아온 법안이 다시 본회의를 통과하려면 재적 의원의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전국민 25만원 지원법은 총투표수 299표 중 찬성 184표, 반대 111표, 무효 4표로 부결됐다. 노란봉투법은 299표 중 찬성 183표, 반대 113표, 기권 1표, 무효 2표로 부결됐다. 방송4법도 모두 부결됐다. 방송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은 299표 중 찬성 189표, 반대 107표, 무효 3표다. 방송법 일부개정법률안은 299표 중 찬성 189표, 반대 107표, 무효 3표다. 방송문화진흥회법 일부개정법률안은 299표 중 찬성 188표, 반대 109표, 기권 1표, 무효 1표다. 한국교육방송공사법 일부개정법률안은 299표 중 찬성 188표, 반대 108표, 무효 3표다.

민주당 의원들은 법안이 모두 부결되자 본회의장에서 퇴장, 국회 본청 로텐더홀에서 규탄대회를 열었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민생 개혁 법안을 또다시 뭉개버렸다. 우리 경제가 망하든 말든 우리 국민이 각자도생에 (응급실) 뺑뺑이를 돌든 말든 오로지 용산 눈치만 보겠다는 것 아닌가"라며 "도대체 언제까지 용산의 꼭두각시, 거수기 노릇을 하겠다는 건가"라고 따졌다.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8회국회(정기회) 제9차 본회의에서 방송4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방송통신위원회법)과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개정안), 전국민 25만원 지원법(민생회복지원금지급 특별조치법)재의의 건이 부결되고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회의장을 퇴장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민주당은 폐기된 법안들을 보완해 다시 발의하겠다는 계획이다. 민주당 윤종군 원내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이 거부권을 남발한다고 해서, 폐기 수순을 밟는다고 해서 야당이 해야 될 역할을 포기할 수 없다"라며 "관련된 입법 취지를 담은 입법활동은 계속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러자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일방 퇴장에 대해 우원식 국회의장에게 거세게 항의한 후 로텐더홀로 나가 맞규탄대회를 열었다.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는 "양심도 없고 최소한의 도리도 없는 민주당 의원들이 의회 정치를 파괴했다"라며 "민주당 출신 국회의장이 아직도 민주당 당원인 줄 알고, 본회의장이 민주당 의원총회장인 줄 알고 민주당 하고 싶은대로 하라고 허용했다"고 비난했다.

한석훈 인권위원 부결 두고도 여야 "사기꾼" 고성 오가


한편 여야는 재의표결 법안 투표에 앞서 이뤄진 국가인권위원회 한석훈 비상임위원 선출안 부결을 두고도 거세게 부딪혔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에서 한 위원 선출안을 찬성 119표, 반대 173표, 기권 6표로 부결시켰다. 한 위원은 국민의힘이 추천한 인물이다.

반대로 민주당이 추천한 국가인권위원회 이숙진 위원 선출안은 찬성 281표, 반대 14표, 기권 3표로 가결됐다.

이같은 투표 결과가 나오자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사기를 쳤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당초 본회의 전 양당 원내수석부대표 간 한 위원 선출안을 가결하기로 합의했는데, 민주당이 이를 뒤집었다는 주장이다.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8회국회(정기회) 제9차 본회의에서 한석훈 국가인권위원 선출안이 부결된 것과 관련 국민의힘 의원들이 항의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는 본회의장 앞으로 나와 우원식 의장을 향해 "기본적으로 인사에 관해서는 서로 합의하고, 각자 추천했으면 존중해주는 게 관행이고, 그렇게 처리하기로 됐는데 의원총회 결과에 관해서 우리한테 일언반구도 없이 표결해서 이러한 결과가 나왔다"며 "(이래서야) 무슨 의사가 진행되겠나"라고 언성을 높였다.

이에 박찬대 원내대표는 "당론을 정하지 않았다"며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부적절한 인사라는 자유발언이 있었고, 그 발언에 따라 의원들이 부결표를 던진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국민의힘의 뜻대로 결과가 안 나오면 무조건 의사일정을 보이콧한다는 것인가"라고 되묻기도 했다.

결국 여야가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자 우 의장은 15분간 정회를 선포했다.

정회 후에도 신경전은 계속됐다.

국민의힘 배준영 원내수석부대표는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국회 본회의장에서 사기를 당할 줄 몰랐다"며 "민주당 수석부대표와 의사일정과 인권위원 선출에 대해 상세히 협의해 선출하기로 합의했는데 민주당이 약속을 어겼다"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민주당이 양당 간 합의사항을 어겼다는 것이다.

이에 민주당 박성준 원내수석부대표는 "지금 대한민국에서 누가 사기를 당했나. 국민이 사기를 당하지 않았나"라며 "윤석열 정권의 잘못된 인사에 대해서는 국회가 당연히 견제하고 비판해야 한다"고 맞섰다. 박 원내수석은 "이번에 한 인권위원에 대해서 국민의힘이 제안을 했는데 전혀 내용을 몰랐다"며 양당 간 합의 전에 인권위원 후보자에 대한 제대로된 검토가 없었음을 시사했다.

의사진행 발언 동안 의원석에서는 날 선 비난이 오갔다.

국민의힘 의원 자리에서는 "민주당이 사기를 쳤다", "야바위 짓을 하고 있다"는 비난이 터져 나왔다. 이에 민주당 의원들은 국민의힘 의원들의 "사기꾼"이라는 고성에 "윤석열"이라고 맞받아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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