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집 살까" 고개 드는 수요…금리도 '재시동'

"손쉬운 대응" 비판에 중단했던 금리 인상 또 시동
"창구 셧다운 외에 쓸 수 있는 대출 조절책 전부 동원"

연합뉴스

미국이 기준금리를 0.5%p 낮추는 빅컷을 단행한 후 오히려 국내 시중은행들은 한 달 간 멈췄던 금리 인상에 시동을 걸고 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기대가 커지는 가운데 조금씩 잡히던 가계대출이 다시 증가할 조짐을 보이면서 선제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
   
27일 우리은행은 다음달 2일부터 주택자금 관련 대출들의 금리를 전반적으로 인상한다고 밝혔다. 주택담보대출은 0.15~0.2%p, 오피스텔 담보대출 금리는 0.1%p 올리고 전세자금대출의 우대금리를 0.2%p 축소한다.
   
IBK기업은행도 주담대 5년 주기형·혼합형은 0.55%p, 주담대 변동형 등은 0.30%p, 전세대출은 0.30%p씩 금리 감면을 축소해 실질적으로 금리를 올릴 예정이다.
   
신한은행은 내달 4일부터 주담대 금리를 상품에 따라 0.1~02.%p, 전세자금대출 금리는 만기와 보증기관에 따라 0.1~0.45%p 높인다. SC제일은행도 지난 25일부터 우대금리 조정을 통해 주담대 금리를 0.1~0.2%p 올렸다.
   
은행들이 다시 금리 인상에 나선 건 지난 8월 말 이후 약 한 달만이다. 앞서 은행들은 폭증하는 가계대출 증가세를 잡으려 7월 이후 수십 차례 금리인상을 단행했지만,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손쉬운 대응방법만 쓴다"고 공개 비판하자 금리를 통한 대출조절을 일시에 중단했다.
   
이후 1주택자까지 추가 주담대를 전면 제한하는 등 깐깐하게 대출 총량을 제한하면서 9월 들어 가계대출 증가세는 다소 누그러졌다. 그러나 미국이 예상보다 큰 폭의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하면서 주택시장 상승세에 빠르게 불이 붙고 있는 상황이다.
   
은행들은 연말까지 가계대출 관리 목표치 내로 증가세를 제한하기 위해 동원할 수 있는 방법은 다 쓸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은행별 대출 조건이 수시로 바뀌는 가운데 조금이라도 조건이 유리한 은행으로 대출수요가 몰리고 있어 당분간 전반적인 금리인상과 대출조건 상향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 시중은행의 관계자는 "사실상 대출 전면 중단 외에 실수요자를 선별해내면서 쓸 수 있는 방법은 다 동원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현재 금리를 올리지 않은 은행으로 대출수요가 몰리면 해당 은행도 조절을 위해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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