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진영이 10월 16일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에 출마할 단일 후보로 정근식 서울대 명예교수를 공식 확정하고 통합선거대책위원회를 꾸렸다. 이들은 윤석열 정부의 '역사 왜곡' 등을 심판하겠다며 정 교수의 당선을 위해 총력을 다하기로 결의했다.
진보진영 후보 단일화 추진기구인 '2024 서울 민주진보교육감 추진위원회'는 26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단일후보 확정 기자회견을 열고 선거 승리를 통해 현 정부의 '퇴행적 교육정책'을 저지하겠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정근식 예비후보 외 추진위 경선에 참여한 강신만 전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부위원장, 안승문 전 서울시 교육위원, 홍제남 전 오류중 교장 등도 참석했다.
이들은 함께 낭독한 추진위 후보자 선언문에서 "우리는 지난 25일 단일후보로 선출된 정 후보를 민주적인 절차를 거쳐 선출된 공식 후보로 인정한다"며 "민주진보교육감 후보로 선출된 정 후보가 본선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모든 후보의 지혜와 역량을 모아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개인의 명예를 위해서가 아니라 10년 혁신교육의 성과를 잇고, 이 정부의 막무가내식 교육정책을 심판해 위기에 빠진 서울 교육을 구하고자 출마한 후보들"이라며 "이번 선거에서 기필코 승리해야만 하는 막중한 의무가 있다"고 부연했다.
또 정 후보를 필두로 현 정부의 '친일 뉴라이트 사관'으로부터 아이들을 지키겠다며, "적어도 교육에서만큼은 친일 교육 음모가 숨어들지 못하도록 굳건한 방파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내년도 고등학교 무상교육 예산의 대폭 삭감(올해 대비 99.4%↓)을 두고 "사실상 무상교육 포기 선언"이라며 "이로 인해 교육의 양극화는 더 심해지고 우리 아이들이 꿈을 키울 수 있는 학교 환경은 더 후퇴할 것임이 분명해졌다"고도 비판했다.
이에 더해 학교 문화·예술 교육 지원예산도 72%가 깎여 약 80억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지적하며 "국가의 책임인 무상교육과 문화예술 교육 예산을 교육청이나 학부모에게 전가하는 폭력적이고 무책임한 태도를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대한민국이 아니라 '대란(大亂)민국'이란 말이 나돌 정도로 심각하다. 집권 초기 초등학교 만 5세 조기입학 정책부터 최근의 디지털교과서와 의대정원 문제까지 그야말로 엉망진창"이라며 "잘못된 교육을 정상화하기 위해 정 후보를 (꼭) 당선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추진위의 이번 단일화에 참여하지 않은 후보들을 향해선 "분열은 곧 필패임을 명심하고, 큰 틀에서 대승적 판단을 해 달라"며 "한치 앞도 안 보이는 참혹한 교육 현실을 밝히는 희망의 불씨가 되어주길 간곡히 희망한다"고 촉구했다.
정 예비후보는 오는 27일까지 후보 등록을 마치고 내달 3일부터 15일까지 공식 선거운동에 뛰어들 예정이다.
그는 "불통과 졸속으로 일관하는 현 정부의 교육정책은 우리를 혼란의 구렁텅이로 몰아넣고 있다"며 "민주진보의 교육적 가치가 학교 현장에서 다져질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 달라"고 호소했다.
당초 진보 교육감후보 단일화에 불참했던 김재홍 전 서울디지털대 총장과 방재석 중앙대 문예창작과 교수(필명 방현석)도 정 예비후보의 당선을 위해 힘을 싣기로 했다.
방 교수는 이날 한 언론 유튜브에 출연해 불출마와 함께 정 예비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이어 "반드시 승리해 서울의 아이들이 한 명도 뉴라이트 교과서로 공부하지 않도록 해달라"며 "정 후보를 범민주 최종 단일화 후보로 추대하자"고 밝혔다.
김 전 총장도 이날 오후 서울 중구 소재 달개비에서 정 예비후보를 만나 손을 맞잡고 후보 통합을 발표했다.
또 다른 진보진영 후보인 조기숙 전 이화여대 교수와 최보선 전 서울시 교육위원은 아직 공식 입장을 내지 않은 상태다.
한편, 보수진영의 단일화 후보로 추대된 조전혁 전 한나라당 의원은 이날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에 후보 등록을 완료했다.
조 후보는 "10여 년 만에 처음으로 단일 후보로 등록하게 돼 보수 유권자들에게 면목이 섰다고 생각한다"며 "'이번에는 꼭 바꿔라'라는 시민들의 열망이 단일화에 압력을 넣은 가장 큰 요소로 작용한 것 같다"고 전했다.
또 "중도 우파 시민들과 서울 학부모의 염원에 부합하는 교육감이 돼 대한민국 전체 교육의 물길을 바꾸겠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