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지수 '비판' 커지자…거래소 "종목변경 검토"

주주환원 기준 낮다?…규모보다 지속성 강조
고평가 종목 편입?…"저평가 기업 발굴 목적 아냐"
"'적자' SK하이닉스, 종합적 고려해 지수 잔류 결정"

코리아 밸류업 지수 발표하는 정은보 거래소 이사장. 연합뉴스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의 저평가 문제) 해소를 위한 '코리아 밸류업 지수(밸류업 지수)'에 대한 시장의 실망감이 쏟아지자 한국거래소가 직접 해명에 나섰다.
 
한국거래소는 26일 긴급 브리핑을 열고 "각계 전문가 의견과 향후 밸류업 계획 공시 추이 등을 감안해 올해 안에 구성 종목을 변경하는 방안에 대해 적극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당초 거래소는 내년 6월을 시작으로 매년 6월마다 편입 종목을 변경할 방침이었다. 하지만 지난 24일 밸류업 지수 발표 이후 비판의 목소리가 계속되자, 한 발 물러난 것으로 풀이된다.

"주주환원, 규모보다 지속성 평가가 바람직"


특히 밸류업 지수 편입 기준 중 하나인 '2년 연속 배당 또는 자사주 소각'은 주주환원을 확대하기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거래소는 "주주환원 규모가 종목 선정에 있어서 절대적 고려 요소는 아니다"라며 "주주환원 규모만 선정기준으로 하는 경우 배당보다 미래 사업 투자 등을 통한 기업가치 성장이 중요한 고성장 기업이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을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산업 특성 및 개별기업 업황 등으로 고려해 주주환원의 규모보다 '2년 연속'이라는 주주환원의 지속성을 평가해 기업의 지속적인 주주환원 문화 정착 유도가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또 지수 편입 기준인 PBR(주가순자산비율) 관련, 저평가를 의미하는 낮은 PBR이 아니라 산업군별 또는 전체 순위 비율 상위 50%로 설정돼 사실상 고평가된 종목을 담게 된다는 비판도 나왔다.
 
이에 대해 거래소는 밸류업 지수 개발의 주요 취지는 저평가 또는 고배당 기업을 발굴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수익성과 PBR, ROE(자기자본이익률) 등 질적지표가 우수한 종목으로 지수를 구성하고, 이들을 밸류업 프로그램에 적극 참여시켜 증시 전반의 가치 제고가 목적이라는 입장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향후 기업가치 상승 여력이 있는 저평가주‧중소형주 등 다양한 컨셉의 신규지수 수요도 있을 것"이라며 "시장의견 수렴 및 신뢰성 있는 세부 기준을 마련해 후속 지수를 순차적으로 개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적자' SK하이닉스, 지수 잔류 결정"

연합뉴스

시장은 밸류업 계획을 조만간 발표하겠다는 예고공시를 한 KB금융과 하나금융이 밸류업 지수에서 제외된 점도 의문이라고 평가했다.
 
거래소는 KB금융과 하나금융이 각각 ROE와 PBR 요건 미달로 지수에 편입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주주환원 등 특정 요건이 우수하지만 다른 평가 요소인 수익성과 시장평가, 자본효율성 등이 미흡하면 지수에 편입되지 않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반대로 지난해 7조 7303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SK하이닉스가 지수에 포함된 이유에 대해 거래소는 "지수의 연속성 및 안정성 유지를 위해 지수 영향도가 큰 종목에 대해 특례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와 2분기 영업이익이 2조 9천억원과 5조 5천억원으로 흑자 전환했고, 2019년부터 2023년까지 5년간 지수 선정 기준을 충족했다는 것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산업 및 시장 대표성, 지수 내 비중(15%), 최근 실적 및 향후 실적 전망치, 업계 의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지수 잔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편 밸류업 지수가 코스피200 등 다른 지수에 편입된 종목으로 대부분 구성돼 차별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반박했다.
 
거래소는 다른 지수의 경우 비중상한 제도를 적용하지 않지만, 밸류업 지수는 한 종목의 비중 상한을 15%로 제한해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 초대형주의 지수 내 영향을 축소했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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