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8 수능 통합사회·과학 예시문항 공개…"융합형 인재 양성"

現중3 치르는 수능부터 적용…사탐·과탐, 선택과목 없이 공통문항
교육부·평가원, 26개 문항 개발…총문항 수·배점 등 내년 상반기 발표
난이도 평이할 것으로 보이지만…복수교과 이해 요해 준비부담 오를 듯

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여고에서 열린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9월 모의평가'에 앞서 수험생들이 시험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정부가 현재 중학교 3학년이 응시할 202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 새로 도입되는 통합사회·통합과학 영역의 예시문항을 최초로 공개했다. 2027년에 치러지는 해당 수능은 선택과목 없이 공통과목으로 보는 이른바 '통합형 수능'이다.
 
예시문항엔 앞서 당국이 발표한 대입제도 개편방안대로 개별과목에 한정된 기존 평가에서 사회·과학 전반을 다루고 논리적 사고역량을 기르는 '융합적 평가'로 개선하겠다는 방침이 반영됐다. 행복에 대한 서양 사상가들의 관점과 한국의 분단 현실을 버무려 비무장지대(DMZ) 등 자연과 인간의 바람직한 관계가 무엇인지를 묻는 식이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2028학년도 수능 통합사회·통합과학 예시문항'을 통해 통합사회 14개, 통합과학 12개 등 총 26개의 문항을 26일 공개했다.
 
통합사회·통합과학은 지난해 12월 교육부가 확정한 '2028학년도 대입제도 개편 방안'에 따라 2028학년도 수능부터 출제과목으로 도입된다.
 
현재 대입 수험생들은 사회탐구 또는 과학탐구 영역의 17개 과목 중 최대 2개를 골라 시험을 치는데, 2027년 실시되는 수능부터는 이러한 선택과목 개념이 없어진다. 사탐이나 과탐 과목에 응시하는 수험생들은 모두 공통 문항으로 시험을 보게 되는 것이다.
 
선택과목은 보통 진로·적성 등에 따라, 고2~3때 선택과목을 결정하고 배우지만, 통합사회·통합과학은 고1 때 학습하게 된다는 차이도 있다. 수업시기상 문항 난이도는 평이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다양한 영역에 대한 개념 이해를 요하는 만큼 준비가 만만치 않을 거란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통합 사회·과학 도입 목적으로, 다양한 분야의 기초소양 함양과 더불어 '학문 간 융합'을 통한 새로운 지식 창출이 가능한 인재 양성 등을 들었다. 또 학생과 교사 등 학교현장 부담을 최소화하고 과목 이해를 돕는 차원에서 예시문항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에 내놓은 예시문항의 영역별 내용 요소, 성취기준 등에 따른 문항의 구성 비율은 실제 수능 출제비율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통합 사회·과학이 몇 점 만점에 몇 개의 문항으로 구성될지도 아직 미정인 상태다.
 
교육부는 통합사회 예시문항을 두고 "인간·사회·국가·지구공동체 및 환경 문제를 통합적 관점에서 이해하고 사회적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며, 미래 사회에 필요한 기초 소양과 역량을 함양하려 하는 교육과정 목표를 구현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통합사회 예시문항. 교육부 제공

통합사회는 윤리와 지리, 역사, 일반사회(경제·정치·법·사회문화 등)가 두루 결합한 형태로 출제된다. 이번 예시문항을 하나 살펴보면, 사우디아라비아 지역의 지도와 여행일지를 제시한 뒤 건조한 기후 영향을 받은 주거문화, 이슬람교 창시에 따른 문화 변동, 관련 건축 양식 등에 대한 '옳은 설명'을 고르도록 짜여졌다.
 
지리와 사회문화 등 복수의 교과를 이해해야 정답을 맞힐 수 있다는 의미다.
 
청소년의 노동인권 침해 사례와 이들의 권리를 보장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에 대한 제시문을 읽고 근로기준법상 연소자 보호 규정 관련 내용을 가려내는 문항도 포함됐다. 교과 분류상 대체로 일반사회에 해당되는 지식이지만, 통합사회 중에서도 '인권보장과 헌법', '사회정의와 불평등' 등 두 단원을 숙지하고 있어야 풀 수 있는 문제다.
 
통합과학의 경우, "과학의 기본개념 이해, 과학적 탐구 능력 및 태도 함양으로 자연과 일상생활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과학적으로 이해하고, 민주시민으로서 참여와 실천을 통해 개인과 사회의 문제를 과학적으로 접근해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을 기르는 데 중점을 둔다"는 게 당국의 설명이다.
 
과목 내용엔 기존 과학 교과인 물리학과 화학, 생명과학, 지구과학 외 인공지능(AI)과 로봇, 감염병 및 병원체 등도 새롭게 들어갔다.
 
예시문항으로는 디지털 센서를 활용해 교실 내 기온·기압·절대 습도·이슬점을 측정하는 탐구활동을 제시하고, 해당 기기에 기록된 가상데이터를 토대로 적절한 결론을 파악해 보라는 문제가 대표적이다.
 
빅데이터를 실제 사용 중인 사례를 학교에서 학습한 과학 개념과 연결지어 해석하는 능력을 측정하는 셈이다.
 
통합과학 예시문항. 교육부 제공

이외 자유낙하를 하는 물체와 수평으로 던져진 물체의 운동결과를 그래프로 표현한 뒤 이를 해석하는 문항도 있었다.
 
물체에 중력이 작용하면 그 방향으로 물체의 속력이 일정 비율 증가한다는 점과 함께 수평으로 던져진 물체는 연직 방향의 등가속도 운동을 한다는 점 등을 이해해야 접근이 가능한 문제다.
 
교육부는 통합사회·통합과학의 문항당 점수를 비롯한 총 문항 수, 배점 및 시험시간 등을 내년 상반기 '2028학년도 수능 기본계획' 발표 시 안내할 예정이다.
 
오승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은 "미래인재 양성을 위한 통합·융합형 수능체계로 수능이 본연의 목적에 충실하면서도 학교교육 내실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학생과 학부모님들이 공교육만으로 2028학년도 수능을 충분히 준비할 수 있도록 출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시간 랭킹 뉴스